월세방 비면 제일 먼저 뭐 봐야 하는지 아직도 헷갈리지 않음? 나는 예전엔 도배나 장판만 먼저 생각했는데, 요즘은 사진부터 다시 보게 됨. 방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닌데 문의가 안 오면 괜히 가격 탓만 하게 되잖아. 근데 막상 사진 보면 내가 봐도 좀 답답하게 찍혀 있는 경우가 있더라.
이번에 작은 방 하나 비어서 퇴근 알바 가기 전 오전에 잠깐 들렀음. 햇빛 들어오는 시간이 대충 10시쯤이라 그때 맞춰 갔는데, 확실히 저녁에 형광등 켜고 찍은 거랑 다르긴 함. 같은 방인데도 바닥색이 덜 칙칙해 보이고, 창문 쪽도 좀 살아 보임. 아오 예전에 왜 밤에 대충 찍어서 올렸나 싶었네.
내가 해본 건 별거 없음. 먼저 현관 앞 신발 자국 닦고, 싱크대 물기 닦고, 화장실 거울 물때만 지웠음. 이게 사진에 은근 크게 보임. 실제로 방 보러 오는 사람도 문 열자마자 바닥이랑 싱크대 먼저 보는 느낌이더라. 문고리, 스위치 주변 손때 이런 것도 가까이서 보면 티 많이 남. 공실이면 사람 안 살아서 깨끗할 줄 알지만, 빈집 냄새랑 먼지가 더 빨리 쌓이는 듯.
사진은 방 네 귀퉁이에서 한 번씩 찍고, 창문 열리는 방향이랑 수납장 내부도 따로 찍었음. 예전엔 넓어 보이게 하려고 광각만 썼는데, 너무 늘어나니까 실제랑 달라 보여서 오히려 불안해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음. 그래서 기본 카메라로 찍고, 밝기만 살짝 올렸음. 보정 심하게 하면 방 보러 왔을 때 괜히 민망함. 한 번은 사진 보고 온 사람이 “생각보다 작네” 이런 식으로 말해서 그 뒤로 좀 조심함.
그리고 설명에 괜히 좋은 말 많이 쓰는 것도 별로인 듯. 나는 그냥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서 몇 분쯤, 근처 편의점 있음, 냉장고는 기존 거 그대로, 이런 식으로만 적었음. 정확한 시간은 나도 잴 때마다 달라서 한 5분 안팎 이런 식으로 씀. 괜히 딱 잘라 말해놨다가 나중에 말 꼬이면 피곤함.
가격은 주변 거 지난주쯤 한 번 훑어봤는데, 매물마다 관리비 넣는 방식도 다르고 옵션도 달라서 단순 비교가 쉽진 않더라. 에휴 월세는 숫자 하나만 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나는 급하게 낮추기 전에 사진 바꾸고, 설명 다시 쓰고, 방 냄새 빼는 거부터 해보는 쪽임. 방향제 진한 거 말고 그냥 창문 열어두고 하수구 쪽 확인하는 정도. 향 세면 오히려 뭘 가리나 싶어 보일 수도 있잖아.
작은 차이인데 문의 올 때 느낌이 조금 다르긴 했음. 사진 바꾼 뒤로 바로 계약됐다 이런 건 아니고, 그래도 “사진보다 괜찮다”는 말은 한 번 들었음. 그 말이 은근 마음 놓이더라. 부업으로 시작한 지 이제 1년쯤 되니까, 처음엔 월세 들어오는 날만 봤는데 이제는 비어 있는 며칠이 더 신경 쓰임. 빈방은 조용한데 할 일은 더 많음.
요즘은 방 비면 청소보다 먼저 사진 찍을 시간부터 잡아둠. 햇빛 좋은 날 괜히 놓치면 또 며칠 밀리니까. 큰돈 들여 고치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일단 보이는 기본 상태부터 손보는 게 덜 아깝긴 함. 나도 아직 배우는 중이라 뭐가 맞다곤 못 하겠고, 공실 나면 괜히 폰 앨범부터 뒤적이게 되는 정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