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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안내문은 멀리서 봐야 알겠네

야밤에도부업Lv.12026년 5월 29일조회 21추천 0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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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저녁에 일이 애매하게 비어서 작은 공연 하나 보고 왔음. 정확히는 공연장이라기보다 동네 복합공간 같은 데서 기타 치고 노래하는 무대였는데, 좌석도 빽빽하지 않고 사람들 커피 들고 들어와 앉는 그런 분위기.

와 근데 이런 데는 소리보다 안내문이 더 기억에 남을 때가 있네.

입구 쪽에 후원 QR이랑 공연 순서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는데 가까이 가면 괜찮은데, 서너 발짝만 떨어져도 뭔 말인지 잘 안 보였음. 글씨가 작은 것도 작은 건데 문장이 길면 눈이 그냥 안 감. 나도 유튜브 썸네일 만들 때 글자 욕심내다가 망한 적 많아서 좀 찔렸음 ㅋㅋ

무대 자체는 좋았음. 첫 곡 시작할 때 기타 소리가 살짝 뭉개지는 느낌 있었는데 두 번째 곡부터는 자리 잡히더라. 앞줄보다 중간쯤이 오히려 듣기 편했음. 작은 공연은 가까이 앉으면 좋을 줄 알았는데 스피커 위치 따라 다르긴 하네. 노원 쪽 동네 행사에서도 비슷하게 느낀 적 있음. 앞은 얼굴은 잘 보이는데 소리는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있음.

후원 안내는 진짜 짧은 게 맞는 듯. 거기 붙어 있던 문구가 “아티스트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응원해 주세요” 이런 식으로 길었는데, 마음은 알겠는데 공연 중간에 그거 읽고 QR 찍는 사람 거의 없더라. 옆 테이블 사람도 폰 들었다가 그냥 내려놓음. 차라리 “좋았다면 커피값 후원” 이 정도가 낫지 않나 싶었음. 너무 가벼운가? 근데 현장에서는 가벼워야 움직이는 거 같음.

나도 강의 끝나고 자료 링크 보내면 설명 길게 쓴 날보다 버튼 하나만 던진 날이 더 잘 눌림. 사람들 귀찮아서 그런 게 아니라, 순간에 해야 할 일이 많으면 긴 문장은 밀리는 듯해요. 공연장에서는 노래 듣고, 사람 지나가고, 조명 어둡고, 자리도 좁고. 그 와중에 작은 글씨 읽는 건 생각보다 피곤함.

아쉬웠던 건 QR 위치였음. 입구랑 계산대 옆에는 있었는데 정작 무대 보는 자리에서는 거의 안 보였음. 공연 끝나고 박수 치고 나면 사람들 바로 나가거나 화장실 가거나 지인한테 인사하잖아. 그때 다시 입구 안내문 보는 사람 별로 없더라. 테이블마다 작은 종이 하나 있으면 달랐을까 싶긴 함. 근데 그것도 너무 홍보물 느낌 나면 별로고.

공연자는 말수가 적어서 좋았음. 곡 사이에 멘트 길게 안 하고 “다음 곡은 직접 쓴 곡입니다” 정도만 하고 넘어가는데, 그게 오히려 편했네. 괜히 사연 길게 풀면 집중 깨질 때 있잖음. 노래는 담백했는데 후반에 자작곡 하나는 꽤 남았음. 제목은 기억 안 남... 아 진짜 이런 게 제일 아쉽지.

요즘 창작하는 사람들 수익화 어렵다는 말은 많이 듣는데, 막상 현장에서 보면 큰 장치보다 작은 안내가 더 중요해 보임. QR 크기, 문구 길이, 붙인 위치 이런 거. 별거 아닌데 돈 움직이는 건 그런 데서 갈리는 느낌임.

나중에 내가 강의나 영상 관련해서 오프라인 작은 자리 만들면 안내문은 진짜 크게 만들 생각임. 멋있게 꾸미는 것보다 멀리서 읽히는 게 먼저인 듯. 공연도 결국 듣는 사람이 편해야 다음 행동도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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