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빈 시간에 공연 영상만 만지고 있음. 내 채널도 아직 큰 채널은 아니고, 수익화 문턱에서 왔다갔다 하는 정도라 뭐 대단한 얘기는 아닌데. 그래도 작은 공연이나 버스킹 하는 사람들한테는 영상 하나 남기는 게 생각보다 쓸모 있긴 한 듯.
지난주쯤 아는 동생이 동네 작은 공간에서 기타 치고 노래하는 거 찍어줬음. 관객은 열 명 조금 넘었나. 의자도 제각각이고 조명도 그냥 천장등에 스탠드 하나. 근데 영상으로 보면 또 묘하게 분위기가 살더라. 현장에서 들을 땐 좀 헐겁다 싶었는데, 컷 조금 덜어내고 소리만 살짝 만지니까 괜찮았음.
소리는 진짜 중요함. 화면은 폰으로 찍어도 요즘은 그럭저럭 나오는데 소리가 울리면 바로 보기 힘들어짐. 나는 작은 핀마이크 하나랑 예전에 사둔 녹음기 같이 켜놨는데, 싱크 맞추는 게 귀찮아서 그렇지 결과물은 훨씬 나았음. 장비값은 뭐 요즘 워낙 천차만별이라 정확히 말은 못 하겠고, 나는 중고로 샀던 거라 크게 안 들었음. 새 거는 지난번 봤을 때 좀 올랐던 거 같은데 지금은 모르겠네.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영상이 있어야 다음 대관 얘기할 때 편함. 말로 “저 공연했어요” 하는 거랑 링크 하나 보여주는 거랑 다르지 뭐. 조회수가 많이 나오냐는 또 다른 문제고. 솔직히 작은 공연 영상은 조회수 욕심내면 금방 힘 빠짐. 에휴, 나도 그거 몇 번 겪고 나서는 그냥 기록 겸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함.
수익 얘기는 더 애매함. 유튜브에 올린다고 바로 돈 되는 건 아니고, 공연한 팀이 자기 소개용으로 쓰거나, 다음에 후원 링크 붙이거나, 공간 대관할 때 자료로 쓰는 쪽이 현실적인 듯. 가끔 쇼츠로 짧게 잘라 올리면 반응이 본편보다 낫기도 함. 근데 이것도 곡 분위기랑 첫 2초가 좀 맞아야 함. 괜히 앞에 박수 소리 길게 넣으면 바로 넘기는 느낌.
공간 쪽은 또 공간대로 남는 게 있긴 함. 빈 시간대에 작은 공연 한 번 열면 대관료가 엄청 남는 건 아니어도, 영상으로 공간 분위기 보여줄 수 있으니까. 나도 공실 한 달째라 그런가 이런 거에 자꾸 눈이 감. 아오, 월세 생각하면 머리 아픈데 그래도 불 켜놓고 사람 소리 나는 게 빈 방보다 낫긴 해서.
근데 작은 공연은 욕심내면 바로 티 남. 포스터 너무 거창하고, 영상 제목도 무슨 대형 콘서트처럼 붙이면 오히려 민망함. 그냥 날짜, 동네, 곡 제목 정도만 담백하게 두는 게 나았음. 썸네일도 얼굴 크게 박는 것보다 무대 전체가 보이는 게 덜 부담스럽고. 내 취향인가.
촬영할 때는 관객 얼굴 조심해야 함. 나중에 자르려면 귀찮음. 가능하면 뒤쪽에서 찍고, 가까운 컷은 연주자 위주로. 공연 전에 한마디 해두면 덜 찜찜함. “영상 기록용으로 찍는다” 이 정도. 너무 공식 행사처럼 굴면 또 분위기 굳어서 이상하고.
요즘은 큰 무대 아니어도 남길 수 있는 게 많아서 좋긴 함. 반대로 너무 많이 남겨서 피곤한 것도 있고. 그냥 한 곡만 제대로 찍어도 다음 걸음이 생기는 느낌임. 조회수 몇십이어도 누가 나중에 보고 연락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그날이 있었다는 증거라도 남는 거고. 나이 먹으니까 그런 게 은근 남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