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작은 공연도 요즘은 돈이 좀 되나?
퇴근하고 배달 몇 건 돌다 보면 삼산 쪽이나 공원 근처에서 기타 치는 사람 가끔 보는데, 그냥 취미로만 하는 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앞에 QR 붙여놓은 것도 봤고, 작은 팻말에 신청곡 적어놓은 사람도 있었음. 예전 같으면 동전통 하나 두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뭔가 payment 방식이 바뀐 듯.
나는 노래를 하는 사람은 아니고 그냥 보는 쪽임. 그래도 퇴직 앞두고 이런 게시판 글 읽다 보니까, 공연도 꼭 큰 무대 아니어도 길이 있나 싶네. 빈 가게나 작은 카페 한쪽 빌려서 1시간쯤 하는 거. 손님은 많지 않아도 사장 입장에선 가게 분위기 생기고, 연주하는 사람은 영상 하나 남기고. 서로 크게 욕심 안 내면 괜찮아 보이기도 함.
지난주쯤 집 근처 카페에서 우연히 봤는데, 젊은 친구 둘이 통기타랑 작은 스피커 하나 들고 와서 세팅하더라. 음향 장비라 해봐야 가방 두 개 정도. 근데 손님들이 다 귀 기울이는 건 아니고, 반은 커피 마시고 자기 얘기함. 그게 또 현실이지 뭐. 그래도 끝나고 몇 명이 박수 치고, 계산대 옆에 붙은 계좌 같은 거 보고 한두 명은 보내는 눈치였음. 금액은 모르겠고.
이런 건 결국 장소랑 시간대가 제일 큰가 봄. 너무 시끄러운 데면 묻히고, 너무 조용한 데면 부담스럽고. 저녁 7시 넘어서 살짝 사람 빠질 때가 오히려 낫나 싶기도 하고. 울산은 서울처럼 선택지가 많진 않은데, 그래서 작은 공연이 더 눈에 띄는 면도 있는 듯.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선 영상 남기는 게 은근 중요한 거 같음. 그 자리에서 돈이 크게 안 나와도 다음에 제안할 때 보여줄 게 생기니까. 나도 사무실 일 하면서 뭘 해도 evidence 남는 게 크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함. 말로 잘합니다보다, 짧은 영상 하나가 빠르지.
다만 너무 수익만 보고 들어가면 금방 지칠 거 같긴 해. 이동하고 세팅하고, 사람 없는 날도 있을 테고. 배달도 비 오는 날 단가 보고 나갔다가 몸만 축나는 날 있거든. 공연도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도 취미랑 부업 사이 어딘가로 보는 사람한테는, 작은 자리부터 쌓는 게 제일 덜 무리인 듯.
나는 아직 보는 쪽에서만 기웃거리는 중임. 이런 거 자꾸 보다 보면 악기 하나 다시 배워야 하나 싶다가도, 손가락 굳은 거 생각하면 그냥 커피 들고 구경하는 게 맞나 싶고... 뭐 그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