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잡클럽

메모장 하나 늘렸더니

blue_octLv.12026년 5월 21일조회 32추천 0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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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일 많이 보는 화면이 유튜브 스튜디오인 줄 알았는데, 막상 따져보니까 그냥 기본 메모장이더라. 조회수 확인한다고 켜놓고 있다가도 결국 적는 건 오늘 몇 분 편집했는지, 아이 간식 뭐 샀는지, 자취방 세제 떨어졌는지 이런 거임.

나도 원래 이런 거 귀찮아서 머리로 대충 굴리는 편이었는데, 머리가 이제 잘 안 굴러감. 특히 부업 돈이랑 생활비랑 섞이면 이상하게 번 건 분명 있는데 남은 건 없음. 수익화 들어간 유튜브도 아직 뭐 대단한 금액은 아니고, 광고 붙는 영상 몇 개 있어도 들쭉날쭉이라 그냥 커피값 들어왔다 빠졌다 느낌. 근데 이게 또 안 적으면 괜히 많이 번 줄 알고 편의점에서 한 번 더 집어옴.

지난주부터는 그냥 날짜별로 세 줄만 적고 있음. 들어온 거, 나간 거, 시간 잡아먹은 거. 이 세 개. 별거 아닌데 은근 정신이 덜 흔들림. 예를 들면 아침에 본가에서 나와서 지하철 타고 가는 동안 쇼츠 댓글 좀 보고, 점심에 편집 30분, 밤에 애 재우고 썸네일 만지다가 졸려서 포기. 이런 식으로 적어두면 내가 하루 종일 논 건 아니구나 싶음. 결과물이 없으면 괜히 자책하게 되는데, 기록 보면 몸만 여기저기 끌려다닌 날도 있더라.

돈도 비슷함. 예전엔 카드 앱 열어보고 아 망했네 하고 닫았는데, 지금은 배달을 시켰으면 왜 시켰는지도 같이 적음. 늦게 끝나서, 장을 못 봐서, 그냥 귀찮아서. 세 번째가 은근 많아서 좀 민망함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적어두면 다음번에 장바구니라도 미리 담아놓게 됨.

알림도 너무 많이 켜두면 더 정신없어서, 나는 요즘 중요한 것만 남겼음. 영상 업로드 예약, 아이 관련 일정, 월세랑 공과금 정도. 나머지는 그냥 하루 끝에 보는 쪽이 낫더라. 알림 울릴 때마다 뭔가 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오히려 아무것도 못 하는 날이 있음. 알고리즘 따라가다 보면 20분이 한 3분처럼 사라지는 것도 문제고.

이게 무슨 대단한 관리법은 아닌데, 엔잡이든 짧은 알바든 유튜브든 결국 시간하고 돈이 어디로 새는지 보는 게 먼저인 듯. 나는 돈보다 시간이 더 잘 샘. 특히 밤 11시 넘어서 영상 하나만 더 보자 하는 순간부터 그냥 끝임. 썸네일 연구한다고 봤는데 정신 차리면 남의 캠핑 장비 리뷰 보고 있음. 왜 거기까지 갔는지는 나도 모름.

그래도 메모장에 남겨놓으니까 하루가 좀 덜 뭉개져 보임. 오늘도 큰일 한 건 없는데, 아침 도시락 싸고, 영상 제목 두 개 바꾸고, 빨래 돌리고, 애 숙제 봐주고, 편집 파일 하나 열어놓기까지는 했음. 열어놓기만 한 것도 일단 시작이라고 쳐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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