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만 잠깐씩 무인 쪽 봐주는 식으로 굴리고 있는데, 처음엔 진짜 사람 안 서 있어도 되니까 마음 편할 줄 알았음. 근데 막상 해보니까 편한 건 손님 입장이고, 운영하는 쪽은 안 보이는 잔일이 계속 생기네.
특히 요즘처럼 날 슬슬 더워지면 음료 냉장 상태부터 신경 쓰임. 자판기 온도 표시만 보고 괜찮겠지 했는데, 문 여닫는 횟수 많아지면 체감이 다르더라. 지난주엔 캔커피 쪽이 생각보다 미지근하다는 얘기 듣고 밤에 들러서 한참 만져봤음. 내가 뭘 하고 있나 싶더라, 애 학원비 벌겠다고 밤 11시에 캔커피 만지는 중이라니.
무인매장은 무인이라면서 왜 자꾸 사람을 부르는지 모르겠음. 카드 결제 오류 한 번 나면 손님은 바로 전화하고, CCTV 앱 알림은 또 왜 그 시간에 울리는지. 밥 먹다가도 보고, 본가 다녀오는 길에도 보고, 트로트 틀어놓고 운전하다가 알림 오면 괜히 심장 내려앉음. 진짜 도난인가? 아니면 그냥 문 오래 열려서 그런 건가? 보면 별거 아닌 경우도 많은데 확인 안 할 수도 없잖아.
그래도 요즘 기기들이 예전보다 나아진 건 맞는 듯. 재고 알림이나 매출 확인 같은 건 앱에서 대충 보이니까, 옛날처럼 무조건 현장 가서 까봐야 하는 건 줄어듦. 다만 그 숫자도 너무 믿으면 안 되는 거 같음. 내 경우엔 음료 하나가 걸려서 안 떨어진 적 있었는데 판매로는 잡혀 있고 칸에는 그대로 있더라. 손님은 환불해달라 하고, 나는 사진 보고 판단해야 하고, 이게 자동화인지 감정노동 외주받은 건지 가끔 헷갈림.
청소도 은근 큼. 바닥 먼지나 컵라면 국물 튄 자국 같은 건 하루만 지나도 티 남. 무인이라고 해도 사람이 쓰는 공간이라 그런가, 아무도 안 보는 곳일수록 더 막 쓰는 사람도 있는 듯. 한 번은 전자레인지 안에 소스 터져 있었는데 누가 그걸 그냥 닫고 갔더라. 그거 닦으면서 집에서는 애들한테 흘리지 말라 잔소리하면서 밖에서는 남이 터뜨린 소스 닦는 인생이네 싶었음.
요즘 관심 가는 건 청소나 재고 채우는 걸 일부만 맡길 수 있나 하는 거임. 완전 맡기면 남는 게 줄고, 안 맡기면 내 시간이 계속 갈림. 이게 제일 애매함. 주말 부업이라고 시작했는데 평일 저녁까지 머릿속에 매장이 들어와 있으면 이게 부업 맞나 싶지. 돈이 크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접기엔 또 조금씩 들어오는 게 아깝고.
그래도 나쁘기만 한 건 아님. 동네 손님 중엔 꾸준히 오는 사람도 있고, 물건 배열 조금 바꾸면 팔리는 게 달라지는 것도 보여서 그런 재미는 있음. 컵커피는 아래쪽보다 손 잘 가는 중간 높이가 확실히 낫고, 과자는 너무 종류 많으면 오히려 안 나가는 느낌임. 사람 눈이 생각보다 게으른가 봄. 나도 마트 가면 맨날 보던 것만 집잖아.
무인매장이나 자판기 한다고 하면 주변에선 그냥 세워두면 돈 들어오는 줄 아는데, 세워두는 순간부터 계속 신경값이 붙는 장사 같음. 큰 기술보다 꾸준히 보는 눈이 더 필요한 느낌. 자동화니 외주니 다 좋은데, 결국 마지막에 전화 받는 사람은 나라는 게 좀 웃김. 오늘도 퇴근길에 한 번 들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있음... 그냥 내일 가도 되겠지 싶다가도 또 찝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