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에 출근 준비하다가 계좌 앱 한 번씩 보는데, 이게 습관이 된 건지 병이 된 건지 모르겠음. 새 직장 들어가고 사이드잡 정리하면서 돈 들어오는 날짜가 다 제각각이라 더 자주 보게 되네.
월급은 월급대로 있고, 굿즈 판매 정산은 또 늦게 들어오고, 그림 외주 잔금은 상대 일정 따라 밀리고. 예전엔 그냥 한 통장에 다 넣고 썼는데 그때는 이상하게 돈이 더 빨리 없어졌음. 어디로 샜는지 모르게. 아오.
그래서 요즘은 통장을 좀 나눠서 봄. 생활비, 카드값, 세금 비슷한 거, 굿즈 제작비, 비상금. 이름만 거창하지 그냥 앱에서 계좌 몇 개 보이는 정도임. 근데 이게 확실히 보는 맛은 있음. 돈이 많아지는 느낌은 아닌데, 적어도 어디 돈을 건드리면 안 되는지는 보임.
특히 카드값 먼저 빼놓는 거. 이거는 진짜 사람들 괜히 말하는 게 아닌 듯. 카드값 빠질 돈을 따로 옮겨두면 남은 돈이 좀 초라해 보이긴 함. 근데 그 초라함이 오히려 현실감 있음. 괜히 점심에 커피까지 붙일까 하다가 참게 됨. 유성 쪽 카페들 요즘 기본 한 5천원쯤 하지 않나. 정확힌 모르겠는데 체감은 그럼.
굿즈 제작비도 따로 빼놔야 덜 불안함. 예전엔 판매금 들어오면 좀 여유 생긴 줄 알고 손주랑 뭐 사먹고, 필요한 거 사고, 그러다 발주할 때 카드 긁으면서 멍해졌음. 매출이 수익이 아닌데 자꾸 착각함. 미친 습관임.
주식이나 코인은 요즘 크게 못 건드림. 그냥 소액만 자동으로 가는 것만 남겨둠. 시장이 좋다 나쁘다 이런 말은 매일 바뀌니까 나 같은 사람은 따라가다 지침. 대신 현금 흐름 보는 게 더 먼저인 거 같음. 돈이 들어온 날 신나서 쓰는지, 나갈 돈을 먼저 빼는지.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네.
통장 쪼개는 것도 귀찮긴 함. 너무 많이 나누면 또 관리하다가 짜증남. 나는 지금도 가끔 헷갈려서 이게 생활비인지 제작비인지 한참 봄. 에휴. 그래도 한 통장에 몰아넣고 기분으로 쓰던 때보단 낫긴 해.
잔고가 늘었다기보단 덜 무너지는 느낌임. 요즘은 그 정도만 돼도 다행 아닌가 싶고. 새 직장 적응도 덜 됐는데 돈까지 흐리면 진짜 정신없어서. 일단 이번 달은 카드값 먼저 빼놓고, 굿즈 재료비는 안 건드리는 걸로 버텨보는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