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올릴 때 박스 사진까지 같이 찍는 게 맞나 싶지 않음? 물건만 멀쩡하면 되는 거 아닌가 했는데, 요즘 보니까 박스 상태나 크기까지 묻는 사람이 은근 있네...
나도 예전엔 그냥 본품 사진, 구성품 사진, 작동 화면 정도만 찍었음. 어차피 택배 보내면 박스는 아무거나 맞춰서 넣으면 되지 했지. 근데 지난주쯤 작은 전자기기 하나 올렸는데 첫 문의가 “원박스 있냐”가 아니라 “택배 박스 얼마나 커지냐”였음. 처음엔 이걸 왜 물어보나 했는데 편의점 반값택배인지 뭐 그런 거 때문에 크기 제한 신경 쓰는 사람도 있나 봄. 가격은 그때 앱에서 봤을 땐 한 2천원대부터였던 거 같은데 지금은 잘 모름. 아오, 이런 것도 다 봐야 하나 싶더라.
음, 개인적으로는 물건 사진보다 포장 전 사진이 거래를 좀 조용하게 만드는 느낌은 있음. 내가 파는 입장에서는 귀찮긴 한데, 박스 안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대충 보이면 구매자도 덜 물어봄. 특히 충전기, 케이블, 설명서 같은 자잘한 거 따로 있으면 비닐봉투 하나에 모아놓고 찍는 게 나은 듯. 그냥 책상 위에 흩어놓으면 꼭 “이거 다 포함인가요?” 다시 물어보더라. 진짜 글에 써놔도 사진에 안 보이면 없는 걸로 생각하는 사람 꽤 있음.
그리고 박스가 너무 커 보이면 묘하게 안 팔리는 느낌도 있긴 해. 물건은 싼데 배송비가 커질 거 같으면 사람들이 멈칫하는 듯. 나도 살 때 그러니까 뭐... 만 원짜리 물건인데 배송비가 반쯤 붙으면 갑자기 마음 식지. 그래서 요즘은 집에 남은 택배 박스 중에 가장 작은 거 하나 골라서 물건 넣어보고, 안 닫히면 그때 다른 박스 찾음. 예전엔 대충 큰 박스에 신문지 넣고 보냈는데, 요즘은 받는 사람도 포장 과한 거 별로 안 좋아하는 분위기 같음. 쓰레기 나온다고.
사진 순서도 좀 이상하게 영향 있는 거 같음. 첫 장에 물건 얼굴 제대로 나오고, 뒤쪽에 구성품이랑 포장 상태 넣는 게 무난했음. 첫 장부터 박스 사진이면 뭔가 택배 대행 글 같고 별로임. 구성품 사진은 중간쯤. 마지막에 박스에 넣은 사진 한 장. 이 정도면 질문이 확 줄었음. 내 착각일 수도 있는데, 문의가 줄었다는 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네. 빨리 팔리면 좋은데 조용하면 또 불안함.
직거래도 마찬가지였음. 일산 쪽에서 카페 앞에서 넘긴 적 있는데, 봉투가 너무 후줄근하니까 괜히 내가 민망하더라. 물건은 멀쩡한데 봉투 때문에 상태까지 별로로 보이는 느낌 있잖아. 그래서 요즘은 종이봉투 멀쩡한 거 있으면 버리지 않고 접어둠. 올해 목표가 집 정리였는데 결국 봉투랑 박스만 더 모으고 있음. 에휴.
그래도 너무 꾸미면 또 이상함. 새상품처럼 보이려고 과하게 찍으면 괜히 나중에 흠 잡힐 수도 있고. 그냥 있는 그대로, 근데 빠진 거 없어 보이게 찍는 정도가 제일 덜 피곤한 거 같음. 중고거래가 물건 파는 일 같아도 절반은 질문 줄이는 일인 듯... 라디오 틀어놓고 새벽에 사진 정리하다 보면 내가 이걸 왜 이렇게 진심으로 하고 있나 싶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