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만 잘 찍으면 빨리 팔릴 줄 알았는데 요즘은 설명을 얼마나 덜 피곤하게 쓰느냐가 더 큰 거 같음. 나만 그런가.
스튜디오 소품 바꾸면서 조명 스탠드랑 접이식 의자 몇 개 올렸는데, 예전엔 그냥 상태 괜찮음, 직접 가지러 오면 얼마 이런 식으로 썼거든. 근데 그러면 꼭 같은 질문이 계속 옴. 높이 조절 되냐, 나사 빠진 거 없냐, 차에 들어가냐, 생활기스 어느 정도냐. 다 필요한 질문이긴 한데 하루 종일 답하다 보면 이게 거래인지 상담인지 모르겠음.
그래서 이번엔 좀 길게 썼음. 구매 시기 정확히 기억 안 남, 파티룸에서 썼던 거라 새것 느낌은 아님, 접히긴 하는데 승용차 뒷좌석은 애매할 수 있음, 직접 보고 가져가면 좋음. 이런 식으로. 말투는 별로 친절하게 안 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웃긴 게 이렇게 쓰니까 문의는 줄었는데 거래는 더 빨리 됐음. 문의 많은 물건이 꼭 잘 팔리는 건 아닌 듯.
사진도 전체샷보다 흠집 한 장 찍어두는 게 마음 편하네. 흠집 사진 올리면 가격 후려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와서 딴말을 덜 함. 지난주에 조명 하나 팔 때 받침대 까진 부분 따로 찍어놨더니, 현장에서 그 얘기는 아예 안 나오고 바로 계좌 주고 끝. clean한 거래라는 게 이런 건가 싶었음.
가격은 또 너무 애매함. 한 5천원 더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서 버티면 메시지만 오고, 그냥 카페 라떼 두 잔 값 빼면 그날 나감. 부업으로 공간 운영하면서 물건 사고파는 일이 많아지니까 느끼는 건데, 중고는 물건값보다 내 시간값이 더 큼. 답장 세 번 더 할 바엔 그냥 만원 깎고 끝내는 게 낫나? 요즘은 거의 그쪽으로 기울었음.
근데 또 너무 싸게 올리면 이상한 사람 붙음. 바로 간다고 해놓고 40분 뒤에 “혹시 더 빼주면 지금 출발” 이런 flow. 이러면 그냥 안 판다. 내가 급한 줄 아나.
요즘은 설명에 딱 한 줄 더 붙임. “현장 네고는 안 함, 사진이랑 다르면 거래 안 해도 됨.” 이거 쓰고 나서 확실히 마음이 덜 흔들림. 뭐 대단한 노하우는 아닌데, 물건보다 사람 상대가 더 피곤한 날이 있어서 그냥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