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 보낼 때 제 작업 시간대를 어디까지 적는 게 맞을까요? 요즘 이 생각을 좀 하네요. 그냥 “가능합니다” 하고 끝내면 깔끔하긴 한데, 막상 수주되고 나면 답장 시간이나 수정 확인 시간 때문에 서로 눈치 보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저는 본업처럼 하루 종일 붙어 있는 사람은 아니고, 블로그랑 이것저것 같이 굴리는 쪽이라 더 그런 거 같아요. 애드센스도 한 달에 50만원대 왔다 갔다 하는데, 이게 큰돈은 아니어도 은근히 오전 시간 잡아먹거든요. 글감 보고, 예전 글 손보고, 쿠팡 로켓으로 시킨 거 문 앞에 던져져 있으면 또 그거 정리하고... 별거 아닌데 하루가 끊겨요.
그래서 견적 쓸 때 예전에는 실력이나 경력 비슷한 말만 앞에 뒀는데, 요즘은 작업 흐름을 먼저 적어보는 중이에요. “오전에는 확인이 늦고, 오후 늦게부터 작업 확인이 빠른 편입니다” 이런 식으로요. 너무 개인 사정 줄줄 쓰는 건 이상해서 짧게만 넣고요.
처음엔 이걸 쓰면 좀 덜 프로처럼 보이나 싶었거든요.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연락 빠른 시간대를 미리 알리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더라고요. 특히 프리모아 쪽은 일정 맞추는 얘기가 먼저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제가 하루 중 언제 피드백을 볼 수 있는지 적어두면 대화가 덜 삐걱대는 느낌이었어요.
크몽은 또 조금 다르네요. 거긴 프로필이랑 서비스 설명을 보고 바로 판단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너무 생활 얘기처럼 보이면 빠질까 봐 문장을 좀 딱딱하지 않게 줄였어요. “야간 작업 가능” 이런 말도 그냥 쓰면 밤새 대기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어서, “저녁 시간대 확인이 비교적 빠릅니다” 정도로 바꿨고요. 말 하나 차이인데 받는 쪽 느낌은 꽤 다른 듯해요.
요즘 임대료 오른다는 통보 받고 나서 더 이런 걸 보게 되네요. 광주 서구 쪽도 뭐 조용히 오르는 건 오르네요. 월 고정비가 올라가니까 무조건 많이 받자보다, 안 맞는 건 초반에 걸러야겠다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싼 건 싼 대로 피곤한 게 있고, 비싼 건 또 기대치가 높아서 말이 더 중요하고요.
견적에 “수정은 몇 회” 이런 말은 다들 많이 쓰잖아요. 저는 거기에 “피드백 확인은 보통 당일 저녁 안으로 봅니다” 같은 문장을 붙였을 때 오히려 문의가 부드러워진 적이 있었어요. 정확히 몇 건이다 말할 정도는 아닌데, 대화 시작부터 재촉이 덜한 느낌이랄까요. 물론 급한 건 급하다고 먼저 말하는 분들도 있고요.
근데 이게 또 너무 방어적으로 보이면 안 되겠죠. “저는 이 시간 아니면 연락 안 됩니다”처럼 읽히면 견적 전에 문 닫는 느낌이라, “이 시간대가 빠릅니다” 쪽이 낫더라고요. 같은 말인데 참 다르게 들려요.
요즘 올라오는 글들 보면 견적 첫 문장이나 샘플 링크 순서 얘기 많이 하시던데, 저는 거기에 작업 리듬도 살짝 들어가야 하나 싶어요. 수주 전환이라는 게 꼭 화려한 문장보다, 상대가 이 사람하고 일하면 덜 헷갈리겠구나 느끼는 데서 오는 경우도 있는 거 같거든요.
아직 저도 계속 바꾸는 중이라 딱 이게 맞다 이런 건 없고요. 지난주쯤 넣었던 문장은 너무 길어서 다시 줄였어요. 견적서가 안내문처럼 길어지면 읽는 사람도 피곤하니까요. 근데 최소한 내가 언제 잘 보고, 어떤 식으로 답하는 사람인지는 숨기지 않는 게 나중에 덜 꼬이는 쪽 같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