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능마켓 쪽 글들 보다 보면 가격보다 문구가 사람 잡는 느낌이 좀 있음. 나도 큰 프리랜서는 아니고 숙소 사진 손보는 거나 안내문 다듬는 거 가끔 맡겨보고, 반대로 간단한 글 정리 같은 건 소소하게 받아본 적 있는데, 결국 처음에 말이 흐리면 뒤에 꼭 삐걱대는 거 같음.
특히 “간단히만 해주세요” 이 말이 은근 무섭더라. 간단히가 누구 기준인지 모르잖아. 어떤 분은 문장 몇 줄 고치는 걸 간단히라 하고, 어떤 분은 전체 흐름 다시 잡아도 간단하다고 생각함. 밤에 라디오 틀어놓고 답장 쓰다가도 여기서 손이 멈춤. 이걸 딱 잘라 말하면 야박해 보이고, 그냥 넘어가면 내가 새벽에 고생하고 있고.
지난주쯤 어떤 작업 문의 보는데 금액은 먼저 말 안 하고 “이 정도면 금방 되죠?”부터 오더라. 금방이라는 말도 참 애매함... 내가 숙소 청소할 때도 손님 입장에선 수건 두 장 더 갖다주는 게 금방인데, 애 재우고 나와서 움직이면 그게 또 일이거든. 온라인 일도 비슷한 듯.
그래서 요즘은 답장에 시간을 먼저 살짝 넣는 사람이 더 믿음 가는 거 같음. “확인하고 오늘 밤이나 내일 오전에 답 드릴게요” 이런 식. 딱딱한 계약서 말투 말고 그냥 생활감 있게. 그리고 수정도 “문구 교체 정도는 한 번 봐드리고, 방향 바뀌면 다시 잡을게요” 이런 식이면 서로 덜 민망함. (나도 이걸 처음부터 알았으면 덜 데였을 텐데)
재능마켓은 결국 물건 파는 게 아니라 기대치를 맞추는 장사 같음. 옵션을 많이 나누는 것도 방법이긴 한데, 너무 쪼개면 사는 사람도 헷갈림. 오히려 “여기까지는 포함, 여기부터는 다시 얘기” 이 선 하나가 더 편한 날이 많더라.
별거 아닌데 요즘 문의 글이랑 후기 글 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음. 가격 낮추는 것보다 말의 범위를 조금 좁히는 게 덜 피곤한 길일 수도 있겠네 싶은 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