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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적 말할 때 괜히 길어짐

사대보험탈출Lv.12026년 5월 21일조회 23추천 0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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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적 물어보면 어디까지 말해야 덜 꼬이나? 이거 요즘 계속 생각 중임. 그냥 금액만 툭 던지면 싸게 봐달라는 말 바로 나오고, 설명을 길게 쓰면 또 내가 너무 방어적으로 보이나 싶고. 재능마켓은 말 몇 줄로 시작해서 말 몇 줄 때문에 질질 끌리는 게 제일 피곤한 듯?

나는 취준하면서 단기 알바 비는 날에 작은 작업만 받는 쪽이라 큰 프로젝트 이런 건 아니고, 문서 다듬기나 간단한 상세페이지 문구 같은 거 가끔 받음. 성동구 쪽 카페에서 노트북 켜놓고 하는데, 막상 문의 오면 커피 식는 동안 답장만 붙잡고 있음. 아 진짜 견적보다 말투가 더 어려운 거 아닌가.

처음엔 “가능합니다, 얼마입니다” 이런 식으로 빨리 답했는데 그러면 거의 꼭 뒤에 붙더라. 이거 조금만 더 해줄 수 있냐, 수정은 몇 번 되냐, 오늘 밤까지 되냐. 내가 먼저 안 적은 부분이 나중에 다 내 몫처럼 돌아오는 느낌이었음. 그래서 요즘은 금액 말하기 전에 작업 범위부터 되묻는 쪽으로 바꿨음. “원본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원하는 분위기 예시가 있는지”, “마감은 언제쯤인지” 이 정도만 먼저 물음. 길게 캐묻는 느낌 안 나게 세 개 넘기진 않으려고 함.

근데 이것도 웃긴 게 너무 딱딱하게 쓰면 문의하던 사람이 갑자기 조용해짐. 무슨 계약서 들이민 사람처럼 보이나 봄. 그래서 그냥 말투를 좀 풀었음. “대충 방향만 먼저 보면 금액이 덜 흔들릴 듯해서” 이런 식으로. 나도 사람이고 상대도 사람인데, 플랫폼 안에서 말하다 보면 괜히 서로 고객센터 말투가 되는 듯.

가격은 아직도 애매함. 예전엔 낮게 부르면 일단 들어오겠지 싶었는데, 낮게 들어온 건 이상하게 수정이 더 많았음. 그냥 내 느낌일 수도 있는데. 요즘은 내가 이거 하고 나서 기운 빠지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생각함. 2만원짜리 작업이라도 두 시간 넘게 메시지 왔다 갔다 하면 그날 넷플릭스 예능 틀어놓고도 내용 하나도 안 들어옴. 그럼 그게 맞나 싶지 뭐.

최근에 좀 나았던 방식은 “기본 작업은 여기까지고, 추가로 들어가면 금액 다시 볼게”를 처음에 아주 짧게 넣는 거였음. 딱딱하게 선 긋는 게 아니라 그냥 미리 말해두는 느낌. 예전엔 그런 말 하면 사람이 빠질까 봐 못 했는데, 빠질 사람은 어차피 중간에 더 힘들게 빠지는 거 같음. 차라리 처음에 조용히 정리되는 게 낫나 봄.

수정도 “무제한” 같은 말은 안 쓰게 됨. 처음엔 친절해 보이려고 그랬는데 내가 나를 갈아 넣는 문장이었음. 지금은 초안 보고 방향 맞추는 정도까지만 생각한다고 말함. 물론 작업마다 다르긴 한데, 이 말을 안 해두면 색깔 하나, 단어 하나, 줄바꿈 하나까지 계속 돌아옴. 에휴 돈 벌기 쉽지 않네.

그래도 답장 틀을 너무 기계처럼 만들어두는 건 또 별로인 듯. 사람마다 문의가 다 다른데 똑같이 붙여넣으면 나도 읽기 싫은 문장 됨. 그래서 앞에 한 줄은 그 사람 문의 보고 직접 쓰고, 뒤에 필요한 말만 비슷하게 붙임. “말씀한 방향이면 가능할 듯” 이런 식으로 시작하면 그래도 대화가 덜 뻣뻣함.

부수입 100만원 찍는 게 목표인데, 요즘 느끼는 건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꼬이게 받는 게 더 큰 거 같음. 한 건 한 건 금액보다 내 멘탈 새는 구멍 막는 게 먼저인가 싶고. 문의 답장 하나에도 은근 체력이 들어가네. 그냥 일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말 잘 걸고 말 잘 끊는 것도 일의 일부였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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