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요즘 장보러 나갈 때마다 손이 좀 느려짐. 카트에 담는 건 비슷한데 계산대 앞에서 자꾸 멈칫하게 되네. 예전엔 별 생각 없이 집어 들던 것도 한 번 더 보고, 그다음에 또 내려놓고. 나만 그런가 싶다가도 옆에서 들리는 말들 들어보면 다 비슷한 듯하더라. 다들 입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지갑이 먼저 긴장하는 느낌임.
춘천 쪽도 요새 분위기가 묘함. 사람들 많이 몰리는 데는 여전히 몰리는데, 예전처럼 덥석 주문하는 맛은 좀 덜한 거 같음. 커피 한 잔 시켜놓고도 오래 앉아 있는 사람보다, 그냥 포장해서 나가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느낌이랄까. 아오 이런 건 괜히 눈에 들어와서 더 생각나네. 장사하는 입장에서 보면 손님 발길이 아예 끊긴 건 아닌데, 한 번 들어온 손님이 뭘 사는지가 예전이랑 꽤 달라졌음.
나도 온라인 쪽 같이 보면서 느끼는 건데, 다들 뭔가를 새로 사기보다 있는 걸로 버티는 쪽으로 가는 것 같음. 괜히 충동구매 하던 것들도 멈추게 되고, 진짜 필요한 것만 남는 느낌? 웃긴 건 그런 와중에도 맛있는 거나 괜찮은 가게 하나 발견하면 사람 기분이 금방 풀리긴 함. 나도 지난주쯤 근처 어디 카페 들렀다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혼자 좀 들떴음. 별거 아닌데도 이런 게 소소하게 힘이 되네.
근데 또 막상 하루 지나면 현실로 돌아오지 뭐. 장바구니 비우고 나오는 길에 아 이건 좀 아껴야 하나 싶고, 집에 와서는 왜 이렇게 장 보는 게 힘들지 싶고. 그래도 이런 흐름이 괜히 남 얘기 같진 않아서 자꾸 눈이 감. 다들 비슷하게 버티는 중인가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이런 때일수록 괜찮은 거 하나 찾으면 기분이 좀 살아나는 듯함. 오늘도 그런 거 하나 건졌다고 혼자 좋아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