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밤에 매장 마감 확인하고 집 오면 괜히 쇼핑몰 관리자만 열어봄. 뭐 대단히 팔리는 것도 아닌데 그냥 숫자 올라갔다 내려갔다 보는 맛이 좀 있음. 헬스장은 또 안 갔고 (등록비만 꾸준히 나가는 중) 이러다 부업이 취미 되는 건가 싶네.
해외 직구 쪽이든 역직구 쪽이든 요즘은 물건값보다 반품비를 먼저 보게 됨. 처음엔 배송비만 신경 썼는데, 막상 한 번 반품 걸리면 기분이 확 가라앉음. 특히 부피 조금 있는 거. 박스 큰데 단가는 애매한 제품은 팔릴 땐 괜찮아 보여도 반품 들어오면 그냥 하루 기분값 날아감.
나도 이쪽 봄.
지난주에 작은 생활용품 몇 개 테스트로 올렸는데, 하나가 사진이랑 색감 다르다고 반품 문의 들어왔음. 실제로 엄청 다른 건 아닌데 조명 차이도 있고, 고객 입장에선 그럴 수 있음. 문제는 그 다음임. 국내 반품 주소로 받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다시 해외 쪽 재고로 넘길지, 그냥 국내에서 싸게 털지, 폐기 비슷하게 처리할지 이게 은근 머리 아프네.
그래서 요즘은 상세페이지보다도 내 머릿속에 먼저 계산하는 게 있음. 이거 반품 들어오면 내가 버틸 수 있나. 왕복 배송비랑 박스비, 검수 시간, 재판매 가능 여부. 말은 거창한데 그냥 엑셀에 대충 적어봄. 정확한 숫자는 매번 바뀌어서 의미 없고, 한 5천원쯤 남는 상품이면 반품 한 번에 멘탈이 같이 빠지는 듯.
의류는 그래서 아직 못 건드리겠음. 사이즈 교환, 색상 차이, 착용감 이런 거 보면 자신이 없다. 예전에 모자 몇 개 해봤는데 생각보다 크네 작네로 문의가 계속 와서 접었음. 사진은 예뻤는데 실제 판매는 다른 문제더라. 이 말 한 번만 씀.
반대로 소모품이나 옵션 단순한 건 마음이 좀 편함. 설명할 것도 적고, 고객도 기대치가 그렇게 높진 않은 느낌. 대신 마진이 얇음. 얇으니까 수량을 봐야 하는데, 나는 아직 그 정도로 판 키우는 건 겁남. 무인매장도 신경 쓸 거 은근 많은데 여기까지 정신 쪼개 쓰면 그냥 내가 나를 고용하는 느낌이라.
요즘은 상품 찾을 때 예쁜 거보다 애매하지 않은 거를 더 보게 됨. 사진 보고 바로 이해되고, 크기 설명이 짧아도 되는 거. 깨질 가능성 낮고, 계절 너무 안 타고, 반품 와도 다시 팔 수 있는 거. 이런 조건 붙이다 보면 살 게 별로 없긴 함.
근데 또 그런 물건이 오래 가는 거 같기도 하고. 대박 상품 이런 건 잘 모르겠고, 반품 한 번 와도 한숨만 쉬고 끝낼 수 있는 게 나한텐 더 맞는 듯. 승진도 밀리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시작한 건데, 결국 제일 먼저 배우는 게 욕심 줄이는 거라니 좀 웃기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