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장할 때 출고 직전 사진을 두 장만 더 찍고 있는데 이거 은근 괜찮네.
원래는 상품 사진만 예쁘게 찍어두면 끝 아닌가 했거든. 근데 작은 키링이랑 뜨개 파우치 같이 보낼 때 구성품이 자꾸 헷갈림. 내가 헷갈리는 거냐, 받는 사람이 헷갈리는 거냐? 아마 둘 다임. 아오.
그래서 며칠 전부터 포장 다 끝내기 전에 책상 위에 내용물 펼쳐놓고 한 장, 봉투에 들어간 상태로 한 장 찍어둠. 대단한 세팅도 아니고 그냥 형광등 밑에서 찍음. 대신 그림자 덜 지게 A4 한 장 깔아놨음. 이거 하나로 사진이 좀 깨끗해 보이긴 하네.
좋았던 건 문의 왔을 때 내가 덜 당황함. “스티커 안 온 거 같은데?” 이런 말 들으면 예전엔 심장 먼저 내려앉았는데, 이제 사진 보고 아 이때 넣었네 하고 바로 확인 가능함. 말투도 덜 방어적으로 나감. 진짜 신기함. 회사에서 승진 누락된 뒤로 이런 사소한 통제감에 좀 집착하는 듯한데 뭐 어쩌겠음...
그리고 사진 찍다 보니까 포장 순서도 고정됨. 예전엔 테이프 붙이다가 사은품 생각나고, 봉투 닫았다가 다시 열고 난리였는데 이제는 사진 찍기 전 단계에서 한 번 멈추게 됨. 이게 생각보다 큰 듯. 혼밥하고 집 와서 밤에 포장하면 머리 멍해서 더 빼먹기 쉬움. 특히 영등포 쪽은 퇴근길에 뭐 사 먹고 들어오면 시간이 이상하게 녹음.
사진 보관은 그냥 날짜 폴더 따로 안 만들고 앨범에 상품명 대충 검색되게 캡션만 넣음. 완전 부지런한 사람처럼 관리하는 건 아니고 (그 정도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그래도 주문 몇 개 겹칠 때는 꽤 도움 됨.
포장재 예쁜 것도 중요하긴 한데, 요즘은 내가 나중에 확인 가능한 포장이 더 편한 거 같음. 괜히 포장 완성샷 욕심내다가 밤에 그림자 잔뜩 낀 사진 찍는 것보다 그냥 밝을 때 내용물 확인샷 하나 남기는 게 훨씬 낫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