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업으로 가끔 물건 사진 찍을 일이 생겨서 공간 빌리는 거 몇 번 해봤는데, 사진만 보고 골랐다가 은근 피곤한 적 있었음. 밝고 벽 깨끗하고 테이블 괜찮아 보여서 잡았는데 막상 가보니까 옆방에서 뭘 하는지 계속 의자 끄는 소리가 나더라.
촬영 자체는 크게 어려운 게 아닌데, 영상 조금 찍으려니까 그 소리가 다 들어감. 에휴. 나는 그냥 제품 놓고 짧게 찍는 거라 괜찮겠지 했는데, 조용한 장면이면 작은 소리도 되게 크게 느껴지네.
지난주쯤 부산 쪽에서 한 군데 알아보다가 느낀 건데, 공간 설명에 방음 된다고 적혀 있어도 그게 진짜 녹음실급 그런 말은 아닌 거 같음. 그냥 문 닫으면 어느 정도 덜 들린다 이 정도로 생각해야 맞는 듯. 호스트한테 물어보면 대체로 친절하게 답은 해주는데, “완전 조용하냐” 이렇게 물으면 답도 애매해짐. 그래서 나는 요즘은 시간대를 물어봄. 같은 건물에 수업이나 모임 많은 시간인지, 바로 옆 공간도 같이 예약 잡히는 구조인지 이런 거.
그리고 엘리베이터 있는지도 생각보다 중요함. 전기 쪽 출장 다니면서 장비 좀 들고 다니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가, 공간 예약할 때도 짐 들고 올라가는 동선부터 보게 됨. 사진에는 계단이 예쁘게 나와 있길래 별생각 없었는데, 3층까지 박스 들고 올라가니까 아오 진짜 욕 나올 뻔했음. 젊을 때야 그냥 올리지 했겠지만 이제 허리 먼저 생각하게 됨.
요금은 요즘 시간당으로 보면 동네마다 차이가 좀 큰 거 같음. 싼 데는 싸고, 주말 낮은 금방 올라감. 정확한 금액은 내가 본 것도 며칠 지나면 바뀌어서 뭐라 못 하겠는데, 평일 낮이 그나마 낫긴 했음. 대신 평일 낮이라고 조용한 건 또 아님. 건물 청소 시간 걸리거나 근처 공사 있으면 답 없음. 이건 운도 좀 타는 듯.
냄새도 전에 누가 말했는데 맞는 말임. 향초 피워둔 곳이나 방향제 세게 해둔 공간은 사진 찍는 사람은 괜찮아도, 오래 있으면 머리가 살짝 아픔. 나는 베란다에 화분 좀 만지는 사람이라 그런 냄새에 예민한 편은 아닌데도, 좁은 공간에서 인공향 계속 나면 집중이 안 됨. 창문 열 수 있는지도 봐야 함. 환기 안 되면 두 시간만 있어도 답답하지.
요즘은 예약 전에 사진보다 리뷰 문장을 더 보게 됨. “생각보다 조용했다” 이런 말 있으면 좀 믿고, “위치는 좋다”만 반복되면 시설은 괜찮아도 다른 데가 걸렸나 싶음. 그래도 리뷰도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서 완전히 믿기는 어렵고.
공간 빌리는 게 예전엔 그냥 방 하나 빌리는 느낌이었는데, 직접 써보니까 빛, 소리, 냄새, 짐 동선 이런 게 다 붙어 있네. 괜히 싸다고 잡았다가 다시 찍으면 그게 더 손해임. 나도 아직 잘 고르는 건 아닌데, 최소한 이제 사진 예쁜 것만 보고 바로 누르진 않게 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