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단 하나 잡아놓고 별거 아니겠지 했는데 또 글 쓰는 데서 막힘. 제품 받았을 땐 그냥 사진 몇 장 찍고 써야지 싶었는데, 막상 올리려니까 조건이 은근 신경 쓰이네.
예전엔 키워드 몇 개 넣고 사진 수 맞추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문장 분위기까지 보는 느낌임. 너무 광고처럼 쓰면 내 블로그가 이상해지고, 너무 내 말대로 쓰면 업체 쪽에서 아쉬워할 거 같고. 이 중간이 제일 피곤함.
지난주쯤 받은 건 카페 디저트였는데, 매장 가서 사진 찍는 것부터 이미 약간 눈치 보였음. 평일 낮이라 사람은 별로 없었는데도 접시 돌려놓고 컵 옮기고 하다 보니까 나 혼자 괜히 분주한 사람 됨. 옆자리에서 노트북 하던 분은 신경도 안 썼겠지만 괜히 나만 민망한 그런 거 있잖음.
문제는 글 쓸 때였음. 맛있긴 했는데 막 엄청 특별한 맛까지는 아니었고, 가격도 요즘 디저트값 생각하면 그냥 그런 편. 근데 원고 조건에는 메뉴명 자연스럽게 넣어달라, 매장 분위기 언급해달라, 재방문 의사도 있으면 써달라 이런 식으로 줄줄이 적혀 있음. 있으면 쓰는 거지 만들어내는 건 좀 그렇잖아.
아 진짜 이런 게 제일 애매함.
내가 체험단을 아예 일처럼 하는 사람도 아니고, 블로그도 그냥 기록 겸 소소하게 하는 쪽이라 더 그런 듯. 원고료 붙은 건 그래도 책임감이 생기는데, 제공만 있는 건 시간 계산하면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있음. 사진 고르고 보정 살짝 하고 글 다듬고, 업로드 시간 맞추고, 누락된 거 없나 다시 보면 한두 시간은 그냥 감.
물론 좋은 곳도 있음. 조건 짧고, 느낀 대로 써도 된다고 하는 데는 오히려 글이 더 잘 나옴. 이상하게 부담을 덜 주면 더 정성 들이게 됨. 반대로 문구까지 너무 빽빽하게 잡혀 있으면 손이 잘 안 감. 내 블로그인데 내 말이 아닌 느낌 나면 방문자도 바로 아는 거 같고.
요즘은 신청하기 전에 조건 먼저 오래 봄. 예전엔 제품 괜찮으면 바로 눌렀는데 이제는 사진 몇 장인지, 제목에 꼭 넣어야 하는 말 있는지, 수정 요청이 많은 편인지 이런 걸 먼저 보게 됨. 원고료가 있어도 수정이 길어질 거 같으면 그냥 넘김. 몇 만원이라도 며칠 붙잡히면 기운 빠져서.
그리고 키워드도 은근 부담임. 검색 잘 되라고 넣는 건 알겠는데, 평소 말투랑 안 맞는 단어가 들어가면 글 전체가 삐걱거림. 나는 그냥 다녀온 얘기처럼 쓰고 싶은데 갑자기 무슨 안내문처럼 변함. 그래서 요즘은 한 번 초안 써놓고, 그다음에 조건 맞는지 보는 식으로 함. 처음부터 조건 보고 쓰면 글이 너무 뻣뻣해져서.
체험단이 나쁘다는 건 아닌데, 확실히 공짜로 뭘 받는 느낌만은 아닌 듯. 내 시간, 블로그 분위기, 방문자 반응까지 같이 쓰는 거라 생각보다 계산할 게 많음. 에휴 그래도 또 괜찮은 거 뜨면 들여다보고 있겠지. 이게 참 애매하게 끊기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