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잡클럽

체험단 글 힘 조절 얘기

cha_eo_l_eumLv.12026년 5월 20일조회 14추천 0댓글 10
광고이 게시물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체험단 글 쓰다 보면 제일 애매한 게 진짜 힘 조절인 듯.

처음엔 받았으니까 열심히 써야지 싶어서 사진도 괜히 많이 넣고, 문장도 좀 더 예쁘게 쓰려고 하고, 업체에서 준 키워드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녹인다고 녹였는데 막상 올리고 나면 내가 봐도 좀 과함. 이게 후기인지 숙제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있음.

요즘은 무인매장 잠깐 보고 밤에 블로그 만지는 식이라 그런가 더 그런 듯. 코인노래방 정산 보고 세탁소 쪽 알림 한번 확인하고 집에 와서 노트북 켜면 이미 머리가 살짝 비어 있음. 그 상태에서 체험단 가이드 열면 사진 몇 장 이상, 제목에 뭐 포함, 본문에 뭐 언급, 지도 첨부, 예약 링크 이런 게 줄줄 나오잖아. 이거 다 맞추면 자연스럽게 쓸 수가 있나? 싶다가도 또 안 맞추면 반려 날까 봐 손이 멈춤.

지난주쯤 한 곳은 조건이 그렇게 빡세진 않았는데, 이상하게 글 쓰는 내가 더 빡세게 굴었음. 메뉴 이름도 두 번 넣었다가 너무 광고 같아서 지우고, 위치 설명도 넣었다가 너무 친절해서 또 지우고. 아니 블로그 글인데 친절하면 안 되나? 근데 또 너무 친절하면 체험단 티가 남. 이 중간이 참.

예전엔 체험단이면 무조건 사진 많이, 문장 길게, 장점 많이 이렇게 생각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좀 덜어내는 게 낫나 봄. 특히 네이버 블로그에서 사람들이 진짜 후기 보는 느낌은 사소한 말에서 나오는 거 같음. “주차는 살짝 애매했음” 이런 거 하나 들어가면 갑자기 사람 글 같아지고, “분위기가 좋았습니다”만 계속 있으면 그냥 원고 같아짐. 물론 업체 입장에서는 단점 싫겠지. 나도 괜히 눈치 보임.

근데 단점이라고 해도 악평 쓰자는 건 아니고, 그냥 내 기준에서 애매했던 부분을 너무 세게 안 쓰는 정도? 예를 들면 “주말 저녁엔 좀 붐빌 듯”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실제로 송파 쪽도 저녁 시간대 웬만한 데는 다 붐비는데 그걸 없는 척하면 더 이상함. 체험단 글이라고 생활감까지 빼버리면 글이 되게 반질반질해짐 (좋은 의미 아님).

원고료 있는 건 더 어렵긴 함. 물품 제공만 받는 거랑 원고료까지 받는 건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그런지 괜히 문장 하나하나 검열하게 됨. 금액도 건마다 다르고, 내가 본 건 뭐 큰돈이라기보단 커피값 몇 번 정도인 것도 많았는데, 그래도 돈이 붙으면 이상하게 책임감이 올라감. 직장에서도 승진 누락되고 나서 이런 부업이라도 해보자 싶어서 더 붙잡고 있는데, 막상 해보면 쉬운 돈은 아닌 듯. 사진 찍고, 먹고, 쓰고, 수정하고, 일정 맞추고. 그냥 후기 하나 올리는 게 아님.

요즘은 그래서 신청할 때부터 내가 진짜 쓸 말이 있을 곳만 보려고 함. 집에서 너무 멀거나, 내가 원래 관심 없는 품목이면 결국 글이 뻣뻣해짐. 헬스장 체험단 같은 거 뜨면 괜히 찔려서 보긴 하는데, 나 헬스 등록만 해놓고 잘 안 가는 사람이라 운동기구 얘기 쓰면 너무 티 날 거 같고. 그런 건 그냥 넘김. 양심이랄 것도 없지만 아무튼.

가이드에 키워드 너무 많이 들어간 건 아직도 좀 망설여짐. 제목부터 본문까지 다 정해진 느낌이면 내가 쓸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음. 그냥 문장 사이에 키워드 끼우기 게임인가 싶고. 그렇다고 또 조건 가벼운 건 경쟁률이 높거나 선정이 잘 안 되는 느낌이고. 다들 비슷하게 보는 건가.

요즘 느끼는 건 체험단 글도 결국 내가 평소 쓰던 말투를 잃으면 오래 못 한다는 거. 처음 한두 번은 맞춰 쓰겠는데 계속 그러면 블로그 들어갈 때마다 숙제장 열어보는 기분 됨. 나는 그냥 장사 비는 시간에 조금씩 쓰는 거라 더 그런가 봄. 너무 잘 쓰려고 하면 시간만 늘고, 너무 대충 쓰면 또 찝찝하고.

그래서 요즘은 사진은 필요한 만큼만 고르고, 문장은 내가 실제로 친구한테 말할 정도로만 쓰려고 하는 중임. 물론 또 막상 마감 다가오면 손에 힘 들어감. 사람 참 안 바뀐다 싶네 뭐.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