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예약이 애매하게 비는 날이 있어서 지난주쯤 하루 물류를 봤거든요. 동탄에서 새벽에 움직이면 생각보다 정신이 없어서, 전날에 대충 챙기고 잤다가 아침에 허둥댔네요.
솔직히 단기 일은 일 자체보다 집합 장소 찾는 게 먼저인 거 같아요. 문자에 주소가 있어도 막상 가면 같은 건물에 입구가 두세 개고, 새벽에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물어볼 데가 없더라고요. 저는 지도 앱에 미리 찍어놓고 로드뷰 비슷한 걸로 입구만 봐뒀어요. 이거 안 했으면 첫날부터 지각했을 듯해요.
물은 진짜 그냥 작은 거 하나 말고 두 개가 나았어요. 요즘 낮에는 은근 덥고, 창고 안은 바람이 있는 데도 있고 없는 데도 있어서 목이 금방 마르네요. 커피는 좋아해서 텀블러에 내려가고 싶었는데 (홈카페 장비 사놓은 거 써먹고 싶어서요) 막상 일할 땐 달달한 커피보다 그냥 물이 편했어요. 화장실 자주 가는 것도 눈치 보이고요.
장갑은 현장에서 준다는 말 있어도 하나는 챙기는 게 마음 편했어요. 손 쓰는 일이라 그런지 박스 모서리에 손등이 긁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저는 네일 하는 사람이라 손 다치면 바로 매장 일에도 영향 와서 더 신경 쓰이긴 했네요. 코팅 장갑 한 켤레 가방에 넣어두면 자리 바뀌거나 중간에 젖었을 때 덜 난감해요.
신발은 예쁜 운동화 말고 밑창 덜 미끄러운 걸로요. 하루 종일 서 있으면 발바닥이 먼저 말 걸어요. “이제 그만 가자” 이런 느낌으로요. 쿠션 있는 깔창도 괜찮았는데 너무 푹신하면 발목이 흔들리는 느낌이 있어서, 저는 적당히 단단한 게 나았어요. 안전화가 필요한 현장은 말이 따로 나오기도 하던데, 그건 현장마다 다른 거 같고요.
그리고 출근 확정 문자는 캡처해두는 게 좋았어요. 새벽에 데이터가 느린 건지 앱이 버벅이는 건지 바로 안 열릴 때가 있더라고요. 담당자 번호도 저장까진 아니어도 최근 통화에 남겨두면 덜 불안해요. 괜히 줄 서 있는데 이름 확인 안 되면 마음이 급해지잖아요.
점심은 제공인지 아닌지 애매하면 그냥 작은 빵 하나 넣어가는 쪽이 나았어요. 근처 편의점 있겠지 했는데, 막상 쉬는 시간이 짧으면 왔다 갔다 하다 끝나요. 음, 도시락까지는 귀찮아도 바나나나 작은 빵 정도는 부담 없었어요. 저는 가방에 넣어둔 거 까먹고 퇴근길에 먹었지만요.
하루 일하고 느낀 건, 몸 아끼는 사람이 다음에도 갈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무거운 거 들 때 괜히 혼자 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모르면 바로 물어보는 게 낫고요. 저도 처음엔 눈치 보여서 그냥 따라 했는데, 잘못 들면 허리만 나가요. 다음날 샵에서 손님 손 잡고 앉아있는데 어깨가 뻐근해서 혼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