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데이터 입력 쪽 일거리 보면 예전처럼 그냥 빨리 치는 사람 찾는 느낌이 좀 줄었음. 내가 보는 데만 그런 건지는 몰라도, 엑셀 양식 받아서 빈칸 채우고 끝나는 것보다 원본 파일 정리까지 같이 묶이는 경우가 많네.
지난주에 받은 건 거래처 명단이었는데, 이름이랑 전화번호만 있는 줄 알았더니 중간중간 주소가 한 칸씩 밀려 있었음. 이런 거 그냥 손으로 맞추면 시간 다 잡아먹지. 그래서 먼저 샘플 30줄 정도만 따로 빼서 규칙이 있는지 봄. 쉼표 들어간 줄, 괄호 있는 줄, 아예 빈 줄. 이런 것부터 보면 뒤가 좀 편함.
예전엔 바로 매크로부터 짰는데 요즘은 그게 더 돌아가는 길일 때도 있네. 양식이 하루짜리면 함수 몇 개랑 필터로 끝내는 게 낫고, 같은 형식이 반복될 것 같으면 그때 파워쿼리나 간단한 스크립트 얹는 식. 괜히 처음부터 자동화한다고 폼 잡으면 수정 요청 왔을 때 더 귀찮아짐.
천안 집 근처 카페에서 노트북 펴놓고 이런 거 만지다 보면, 입력일도 은근히 관찰력 일이구나 싶음. 빠른 손보다 이상한 줄을 먼저 보는 눈. 나이 먹으니 타자 속도보다 그쪽이 더 남는 듯.
단가 얘기는 조심스럽긴 한데, 단순 입력만 적힌 건 대체로 빡빡하고, “정리 후 입력” “중복 제거 포함” 이런 말 붙은 건 그래도 얘기할 여지가 좀 있었음. 물론 지난주에 봤을 땐 그랬다는 거고, 매번 다르지. 작업 전에 샘플 달라고 했을 때 안 주는 건 나는 거의 안 잡음. 뭘 입력하는지도 모르고 시간부터 약속하면 꼭 밤에 후회함.
요즘은 본업도 마음이 편한 상황은 아니라 이런 잔일도 좀 더 들여다보게 되네. 큰 자동화보다 작은 반복 줄이는 쪽. 그게 실제로 돈 되는 경우가 더 많긴 함. 샘플 보는 시간 아까워하면 뒤에서 두 배로 갚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