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는 보는 입장일 때랑 직접 켜는 입장이 너무 다르네요. 저는 아직 크게 파는 사람도 아니고, 학원 끝나고 온라인 과외 없는 날에 조금씩 해보는 정도인데요. 처음엔 그냥 물건 올려놓고 말만 하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막상 켜려고 보니 제일 걸리는 게 시간이었어요. 낮에는 제 일이 있고, 저녁은 애매하고, 밤 10시 넘기면 보는 분들은 있을지 몰라도 제가 말이 잘 안 나올 거 같고요. 부평 쪽 카페에서 혼밥하고 들어와서 한번 켜볼까 하다가도, 집에 오면 몸이 풀려서 그런지 카메라 앞에 앉는 게 은근 귀찮더라고요.
썸네일도 생각보다 오래 붙잡게 되네요. 대단한 디자인은 못 하고 그냥 밝게 찍고 글자 조금 얹는 정도인데, 너무 판매 느낌 나면 저도 보기 싫고 너무 심심하면 눌러볼 이유가 없어 보이고요.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쯤엔 크게 욕심 안 내고 30분만 하자고 정했어요. 물건도 여러 개 펼치지 않고 두 가지 정도만 꺼냈고요. 가격이나 구성은 제가 아는 선에서만 말하고, 헷갈리는 건 그냥 “이건 제가 다시 보고 올릴게요” 하고 넘겼어요. 괜히 정확한 척하다가 나중에 틀리면 그게 더 민망하니까요.
처음 3분이 진짜 제일 어렵네요.
아무도 안 들어왔는데 혼자 말하는 그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져요. 저는 그때 상품 설명부터 바로 들어가니까 더 딱딱해지는 듯해서, 이번엔 그냥 “학원 끝나고 와서 목이 좀 잠겼네요” 이런 식으로 제 상태부터 말했어요. 이상하게 그게 더 자연스럽던데요. 누가 들어와도 갑자기 판매 멘트 듣는 것보다 덜 부담스러운가 싶기도 하고요.
채팅은 많이 안 올라왔어요. 그래도 한 분이 색상 물어봐서 그때부터 조금 풀렸어요. 미리 옆에 메모지를 두고 색상, 사이즈, 배송 얘기 정도만 적어놨는데 꽤 도움이 됐네요. 화면 보랴, 말하랴, 댓글 보랴 하면 머리가 금방 하얘져서요. 젊은 분들은 동시에 잘하시던데 저는 아직 손이 늦습니다.
재밌었던 건, 방송 중에 바로 반응이 없다고 완전 실패는 아닌 거 같다는 점이에요. 끝나고 나서 다시보기로 본 건지 문의가 하나 왔거든요. 구매까지 바로 이어진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가 괜히 허공에 말한 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작은 위안이네요.
다음엔 시간을 9시 반쯤으로 잡아볼까 해요. 너무 늦으면 제 말이 처지고, 너무 이르면 집안 정리가 안 돼서 배경이 정신없더라고요. 조명도 하나 살까 말까 망설이는 중인데, 비싼 건 말고 한 1만 원대 후반쯤 작은 거면 충분한 듯? 지난번에 앱에서 본 가격이라 지금은 또 다를 수도 있고요.
라이브는 장비보다도 시작 전에 제가 덜 긴장하는 흐름을 만드는 게 먼저인 거 같아요. 물건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문 트이는 순서가 따로 있네요. 저는 상품 설명을 앞에 몰아넣지 않고, 제 얘기 조금 하고 질문 받을 거리 하나 던지고, 그다음 보여주는 식으로 가보려고요.
괜히 많이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켜기 전부터 지치더라고요. 그냥 오늘은 화면에 익숙해지는 날이다, 이렇게 낮춰 잡으니까 그나마 버튼 누르게 되네요. 다음번엔 첫 멘트만 종이에 적어두고 해볼까 봐요. 그거 하나만 있어도 덜 얼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