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먹고 괜히 티스토리 들어갔다가 옛날 글 하나 붙잡고 한참 있었음. 그냥 통계만 보려던 건데, 2022년에 써둔 글이 아직도 가끔 들어오네. 신기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그때는 뭘 그렇게 길게 썼는지 모르겠음. 첫 문단부터 내 얘기는 없고 어디서 본 말만 줄줄. 지금 보니까 나도 읽기 싫더라. 그래서 제목 조금 바꾸고, 앞부분만 덜어내자 싶었지.
근데 이게 손대기 시작하니까 끝이 없음.
문장 하나 고치면 아래 문장도 이상하고, 사진은 또 너무 크고, 중간에 넣어둔 광고 위치도 뜬금없고. 예전엔 그냥 글 길면 좋은 줄 알았나 봄. 지금은 차라리 짧아도 빨리 읽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듦.
커피 한 잔 타놓고 시작했는데 다 식었음. 밤 10시쯤이었나. 부천 집에서 창문 열어두니까 아직은 선선하긴 하네. 근데 글 고치는 건 선선하지가 않음 ㅠㅠ
그래도 하나 느낀 건 있음. 예전 글 다시 만질 때 새 글 쓰는 마음으로 덤비면 진 빠짐. 그냥 들어오는 사람이 어디서 막힐지만 보는 게 나은 듯. 나는 어제 첫 문단 줄이고, 소제목처럼 써둔 딱딱한 말 몇 개 풀고, 오래된 앱 화면 얘기만 지웠음. 숫자나 정책 같은 건 괜히 아는 척 못 하겠어서 그냥 흐리게 바꿈. 지난주에 봤을 땐 그랬는데 지금은 또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까.
웃긴 건 그렇게 한 시간 넘게 만졌는데 겉으로는 별 차이도 안 남.
근데 내가 다시 읽을 때 덜 부끄러우면 그걸로 된 건가 싶기도 함. 블로그가 참 그렇네. 새 글 안 쓰면 멈춘 거 같고, 옛글 안 고치면 먼지 쌓인 거 같고.
오늘은 그냥 하나만 더 보고 닫아야지 했는데, 아마 또 통계 눌러보다가 다른 글 잡을 거 같음. 손이 문제임. 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