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토어 상품 사진을 제가 직접 찍기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네요. 처음엔 그냥 책상 위에 두고 폰으로 찍으면 되겠지 했거든요. 근데 첫 매출 나고 나니까 괜히 사진이 더 신경 쓰여요. 주문은 하나 들어왔는데 사진은 아직도 집에서 급하게 찍은 티가 나서요.
주말에 등산 갔다 와서 오후에 찍으려고 하면 빛이 애매하게 넘어가 있네요. 수원 쪽 저희 집 베란다가 해가 잘 드는 시간이 짧은 편이라 그런지, 오전엔 좀 괜찮다가 점심 지나면 색이 확 죽어요. 흰 배경지 깔아도 뭔가 회색 느낌 나고, 상품 색도 실제보다 칙칙하게 나와서 계속 다시 찍게 되네요.
라이트박스도 살까 하다가 아직 망설이는 중이에요. 지난주쯤 검색해봤을 땐 작은 건 한 2만원대도 보였던 거 같은데, 막상 후기 보면 그림자 잡기 어렵다느니 크기가 작다느니 말이 많더라고요. 비싼 거 사기엔 제 부업 규모가 아직 너무 소박해서 괜히 장비만 늘리는 건가 싶고요. 집에 있는 스탠드 두 개로 양쪽에서 비춰봤는데, 색온도가 안 맞아서 그런가 한쪽은 노랗고 한쪽은 푸르스름해요.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영상도 짧게 찍어보려고 했는데 소리가 생각보다 거슬리네요. 포장 비닐 만지는 소리, 책상에 상품 내려놓는 소리, 제가 숨 쉬는 소리까지 다 들어가요. 폰 마이크가 이렇게 성실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그래서 그냥 앱에서 소리 줄이고 배경음악 아주 작게 넣었는데, 또 너무 쇼핑몰 광고처럼 보여서 민망하네요. natural하게 보이게 하는 게 제일 어렵네요.
사진은 확실히 자연광이 제일 낫긴 한데, 직장 다니면서 평일 낮에 찍을 시간이 없으니 결국 주말 몰아서 찍게 돼요. 근데 주말엔 또 등산 모임도 있고, 빨래도 해야 되고, 택배 포장도 해야 되고요. 상품 하나 찍자고 테이블 치우고 배경지 펴고 먼지 닦고 각도 잡다 보면 한 시간이 그냥 지나가네요. 촬영보다 준비랑 뒷정리가 더 피곤한 느낌이에요.
그래도 몇 번 해보니까 작은 흠집이나 먼지는 찍기 전에 보는 게 낫더라고요. 찍고 나서 확대해보면 꼭 실밥 하나, 먼지 하나가 보여요. 그거 보정으로 지우려고 하면 더 어색하고요. 요즘은 물티슈로 한 번 닦고, 안경닦이 같은 걸로 한번 더 닦고 찍어요. 되게 별거 아닌데 결과물이 조금 달라지긴 하네요.
배경도 흰색만 쓰니까 너무 밋밋해서 연한 회색 천을 깔아봤는데, 이건 또 주름이 문제예요. 다림질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순간 현타 왔습니다. 그냥 사무직 끝나고 와서 부업 조금 해보겠다고 시작한 건데, 사진 찍다 보면 거의 미니 스튜디오 운영하는 기분이에요. 물론 제대로 하시는 분들에 비하면 장난 수준이겠지만요.
요즘은 폰 기본 카메라로 찍고 밝기만 살짝 만지는 정도로 줄이려고 해요. 괜히 필터 만지면 실제 색이랑 달라져서 나중에 클레임 날까 봐 찝찝하더라고요. 상품 페이지는 예뻐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아본 사람이 “사진이랑 다르네” 생각하면 끝인 거 같아서요. 사진을 예쁘게 찍고 싶은 마음이랑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계속 싸우네요.
다음 주말엔 아예 오전 시간 비워놓고 같은 자리에서 여러 개 한꺼번에 찍어보려고요. 그게 제일 덜 지칠 듯해요. 근데 또 막상 토요일 아침 되면 산에 가방 메고 나가 있을 거 같긴 하네요. 촬영은 이상하게 마음먹는 것부터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