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잡클럽

박스 샘플비 괜히 아꼈음

필라테스고민Lv.12026년 5월 29일조회 247추천 3댓글 8
광고이 게시물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인스타 마켓 쪽 포장 바꾸려고 지난주쯤 박스 업체 몇 군데 보고 있었거든. 번역 일도 요즘 들쭉날쭉해서 부업 좀 제대로 키워야겠다 싶어서, 괜히 포장부터 손댐. 와 근데 사람 마음이 웃긴 게 상품 사진보다 택배 박스 색깔에 먼저 꽂힘.

처음엔 샘플비가 아까웠음. 한 군데는 샘플 받는 데 배송비까지 해서 한 5천원쯤? 다른 데는 더 받았던 거 같고. 아니 박스 하나 보자고 돈을 내야 하나 싶어서 그냥 상세페이지 이미지랑 후기 사진만 보고 소량 주문했음. 소량이라 해도 100장이라 방 한쪽이 바로 점령당함. 영등포 원룸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라 진짜 답답하더라.

문제는 색이 화면이랑 달랐음. 내가 생각한 건 약간 차분한 크림빛이었는데 실제로는 노란기 도는 종이색 느낌. 상품이랑 같이 놓으니까 묘하게 싸 보여서 마음이 식음. 더 큰 문제는 접는 부분이 생각보다 뻑뻑해서 포장할 때 손이 은근 아픔. 한두 개면 괜찮은데 밤에 번역 마감 치고 주문건 싸려고 앉으면 그 작은 뻑뻑함이 사람을 되게 짜증나게 함. 아 진짜 이걸 내가 왜 사진만 보고 샀지.

그래서 이번엔 그냥 샘플비 내고 다른 업체 두 군데 받아봤음. 웃긴 게 돈 날린 기분이 아니라 오히려 속이 시원했음. 실제로 접어보고, 테이프 붙여보고, 내가 파는 작은 소품 넣어보니까 바로 감이 오더라. 하나는 색은 예쁜데 박스 안쪽이 너무 거칠었고, 하나는 색은 평범한데 접히는 선이 깔끔했음. 사진으로는 절대 모르던 부분.

또 하나 배운 건 후기 사진도 빛이 너무 속임. 카페에서 점심 먹고 찍은 것 같은 밝은 사진이랑 밤에 집 조명 아래서 보는 거랑 완전 다름. 나 혼밥하고 들어오는 길에 근처 카페에서 샘플 박스 펼쳐놓고 봤는데, 그때는 예쁘다 싶었거든. 집에 와서 상품 넣어보니 또 다르게 보임. 이래서 다들 실물 보라고 하나 봄. 근데 막상 내 돈 나갈 땐 그걸 까먹지.

처음 주문한 100장은 그냥 완전 버리긴 아까워서 재고 정리용이나 지인한테 보낼 때 쓰는 중임. 고객 주문에 쓰기엔 계속 마음이 걸려서 못 쓰겠음. 포장재가 상품 퀄리티를 다 말해주는 건 아닌데, 받아보는 사람 입장에선 첫 느낌이 있으니까. 괜히 작은 돈 아끼다가 방 한구석에 누런 박스 탑 쌓아둔 사람 됨.

좋았던 건 이번 삽질 덕분에 앞으로는 샘플비를 비용으로 보는 마음이 좀 사라졌다는 거. 그냥 작은 보험 같은 느낌임. 특히 종이, 원단, 스티커 이런 건 화면 믿으면 안 되는 듯. 번역 일 할 때도 샘플 문장 안 보고 전체 견적 내면 꼭 중간에 꼬이는데, 왜 내 물건 팔 때는 그 기본을 안 했나 몰라.

지금은 새 박스로 몇 건 보내봤는데 포장 시간이 확 줄었음. 색도 막 특별하진 않은데 상품이랑 덜 싸움. 그게 은근 큼. 괜히 예쁜 거 찾다가 손목이랑 공간 털리는 것보다, 접기 쉽고 실제 상품이랑 안 튀는 게 낫네 싶었음.

남은 박스 볼 때마다 좀 열받긴 하는데, 그래도 크게 주문하기 전에 한 번 데인 거라 다행이라고 생각 중. 부업 키우겠다고 하면서 이런 데서 급하면 안 되는데, 마음만 앞서면 제일 먼저 돈이 새는 듯.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