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인데도 벌써 부업 보는 눈이 좀 바뀌는 거 같음. 예전엔 그냥 “월에 얼마 더 벌 수 있냐” 이거만 봤는데, 요즘은 회사 정책이랑 체력, 세금, 계정 관리 이런 게 먼저 보이네.
나만 이런가.
나는 프리랜서 개발 외주 조금 하고, 사이드로 작은 SaaS 하나 굴리고 있음. 막 거창한 건 아니고 특정 업종 사람들 쓰는 관리툴 비슷한 거. 월 결제 몇 명 붙으면 기분 좋고, 해지 알림 오면 하루종일 신경 쓰이는 그런 수준 ㅋㅋ
근데 본업 쪽에서 부업 금지 얘기가 좀 있어서 되게 조심스러움. 정확히 어디까지가 걸리는지 애매한데, 회사 장비 안 쓰고 근무시간 안 건드리고, 이름 대놓고 노출 안 하고 이런 식으로만 굴림. 와 근데 이게 돈보다 피곤하네. 뭘 해도 “이거 괜찮나?” 먼저 생각하게 됨.
요즘 느낀 건 나이대마다 엔잡에서 겁나는 지점이 다른 듯함. 20대 초중반 친구들은 아직 “뭐라도 해보자” 쪽이 많고, 실패해도 그냥 경험치로 치는 느낌이 좀 있음. 근데 20대 후반쯤 오니까 시간도 애매하고 커리어도 애매해서, 괜히 본업에 문제 생기는 건 싫고, 그렇다고 사이드 수익을 아예 놓기도 아깝고. 딱 중간에 낀 느낌.
시장 단골집 사장님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40대, 50대는 또 완전 다르더라. 내가 자주 가는 재래시장 반찬가게 사장님이 온라인 주문도 조금 해볼까 하시는데,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게 “이거 매일 답장해야 돼?”였음. 수수료보다 답장 스트레스가 더 싫다 함. 아 진짜 그 말 듣고 좀 꽂혔음. 나도 요즘 고객문의 오면 바로 같은 생각함. 돈은 좋은데 계속 붙잡히는 구조면 오래 못 가겠구나.
정보라기엔 좀 애매한데, 요즘 플랫폼이든 툴이든 자동응답이나 예약발송 같은 건 꽤 좋아진 거 같음. 내가 쓰는 결제 쪽도 지난주쯤 봤을 땐 알림 설정이 예전보다 세분화돼 있었고, 문의도 템플릿 만들어두면 손이 덜 감. 근데 이런 기능 믿고 시작하면 또 세팅하는 데 하루 다 감. 개발자인 나도 귀찮은데 다른 일 하는 사람들은 더 빡셀 듯.
세금도 슬슬 무서움. 아직 크게 번 건 아닌데, 작년에 소소하게 들어온 외주비랑 SaaS 결제 합쳐서 보니까 그냥 용돈이라고 넘길 수준은 아니었음. 주변에선 “얼마 안 되면 괜찮지 않냐” 하는데, 괜찮은지 아닌지 내가 알 수가 없잖아 ㅠ 그래서 요즘은 입금 계좌랑 카드 지출을 좀 분리해두려고 함. 이거 해놓으니까 최소한 나중에 뒤지는 시간은 줄겠더라.
궁금한 게, 여기 30대 이상인 사람들은 부업 고를 때 제일 먼저 보는 게 뭐임? 수익률인지, 시간인지, 가족한테 말할 수 있는지, 회사랑 안 겹치는지 이런 거.
나는 지금 기준으론 “내 이름 덜 드러나고, 고객응대 적고, 주말 하루 통째로 안 먹는 것” 이 세 개가 제일 큰 듯함. 근데 또 이렇게 고르면 할 수 있는 게 확 줄어듦. 결국 기술로 자동화할 수 있는 쪽만 남는데, 그건 또 초반에 만드는 시간이 많이 듦. 뭐 하나 쉬운 게 없네.
요즘은 그냥 퇴근하고 근처 시장 들러서 떡볶이 한 컵 사먹으면서 생각함. 이거 계속 키우는 게 맞나, 아니면 조용히 유지비만 나오게 두는 게 맞나. 나이 더 먹으면 더 보수적으로 변할 거 같기도 하고, 지금이 그래도 움직일 수 있는 마지막 가벼운 시기 같기도 하고.
다들 언제부터 부업 보는 기준이 바뀌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