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게 배민커넥트 시간 줄이는 거였음. 예전엔 비번이면 그냥 점심 피크나 저녁 피크 하나는 나갔는데, 새 직장 적응하는 동안은 몸이 먼저 꺼지네. 30대 초반인데도 교대근무랑 같이 하니까 하루가 생각보다 잘게 부서짐.
춘천은 서울처럼 계속 콜이 몰리는 느낌은 아니라서 더 계산하게 됨. 나도 이쪽 봄. 퇴계동 쪽이나 온의동 근처는 시간 맞으면 짧게 돌기 괜찮은데, 괜히 애매한 시간에 나가면 대기만 하다가 커피값 쓰고 들어오는 날도 있음. 특히 비번 날 낮에 “한두 시간만 할까” 하고 나가면 배달보다 앱 들여다보는 시간이 더 긴 듯.
요즘 내가 하는 방식은 그냥 길게 안 잡는 거임. 출근 전엔 절대 안 함. 예전엔 야간 들어가기 전에도 두 건만 하고 씻고 출근하면 되겠지 했는데, 그 두 건이 문제였음. 한 건이 밀리거나 픽업 늦어지면 머릿속이 계속 바빠짐. 새 직장에서는 아직 눈치도 봐야 하고 실수하면 안 되니까, 출근 전 엔잡은 나한테 안 맞는 걸로 정리함.
대신 비번 전날 퇴근하고 바로 자고, 다음날 저녁 피크만 짧게 봄. 한 6시 반부터 8시 반 사이? 날씨 괜찮고 컨디션도 괜찮으면 나가고, 비 오거나 바람 세면 그냥 안 나감. 배달비가 더 붙어도 몸 털리는 값 생각하면 딱히 남는지 모르겠음. 생각보다 크네, 이게 돈보다 회복 시간이.
웃긴 건 나도 배달앱 엄청 씀. 월 20만원은 그냥 넘는 거 같음. 야간 끝나고 집 들어와서 밥 차리기 싫으면 찜닭이나 국밥 시키고, 쉬는 날엔 커피도 앱으로 시킴. 그러면서 배달 나가면 손님 입장도 좀 보이긴 함. 요청사항 긴 집 보면 피곤한데, 나도 가끔 “문 앞에 두고 문자” 이런 거 적잖아. 그래서 웬만하면 그러려니 함.
30대 엔잡은 뭔가 수익보다 생활이랑 맞는지 먼저 봐야 하는 느낌임. 20대 때였으면 그냥 오늘 몇 건 했는지만 봤을 텐데, 지금은 다음날 근무표랑 수면 시간부터 보게 됨. 한 달에 얼마 더 벌 수 있냐도 중요하긴 한데, 그거 벌려고 쉬는 날 다 갈아 넣으면 본업에서 표정부터 망가짐. 교대근무는 특히 리듬 한번 깨지면 며칠 감.
장비도 은근 돈 들어감. 장갑, 보조배터리, 우비, 핸드폰 거치대 이런 거 한 번 사면 끝일 줄 알았는데 계속 자잘하게 나감. 지난주쯤 장갑 하나 새로 봤는데 가격이 애매해서 그냥 미룸. 어차피 겨울 제대로 오면 또 사야 할 거 같아서. 춘천은 바람 맞으면 손이 먼저 굳음 진짜.
그래도 완전히 끊을 생각은 아직 없음. 그냥 내 기준을 바꾼 쪽임. 이번 달은 적응 기간이라 주 1번만, 그것도 저녁에 두 시간 안쪽. 콜 없으면 억지로 안 기다리고 집 감. 예전엔 빈손으로 들어오면 괜히 진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집에 빨리 들어와서 빨래 돌리고 밥 먹는 것도 수익 같음.
연령대별로 다르겠지만 30대 초반에 본업 바뀌는 시기면 엔잡을 더 열심히 늘리는 것보다 줄이는 기준 잡는 게 먼저일 수도 있음. 돈이 안 중요하다는 말은 아닌데, 새 직장 적응 못 해서 본업 흔들리면 그게 더 손해 같음. 나도 당분간은 앱 켜기 전에 근무표부터 보고, 배달 끝나고 야식 시키는 짓은 좀 줄여보려고 함... 그게 제일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