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배달 몇 건 돌리다 보면 주차장이 제일 사람 피곤하게 함. 일산 쪽은 밤에 아파트 단지 근처만 가도 빈자리 있어 보이는데 막상 들어가면 방문차량 등록이니 차단기니 또 걸리는 게 많네. 그냥 빈칸 하나 빌리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직접 해보면 그렇게 단순하진 않음.
지난주쯤에 회사 근처 작은 상가 주차면 하나를 밤 시간만 쓰는 걸로 얘기해봤음. 낮에는 사무실 손님들이 쓰고, 저녁 8시 이후부터 아침 7시 전까지 비는 자리라길래 괜찮다 싶었지. 금액은 하루 단위로 하면 한 5천원쯤 얘기했던 거 같은데, 월로 묶으면 또 다르게 부르더라. 지금도 그 가격인지는 모르겠음. 이런 건 진짜 주인 마음 반, 동네 분위기 반인 듯.
근데 막상 써보니 제일 중요한 게 돈보다 출입 방식이었음. 차단기 리모컨을 따로 주는지, 번호 인식 등록을 해주는지, 아니면 매번 전화해야 하는지. 매번 전화는 진짜 못 하겠더라. 배달 중간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데 그때마다 전화하면 나도 미안하고 상대도 귀찮고. 음, 이건 처음부터 물어봐야 함. 괜히 가격만 보고 들어가면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힘.
또 하나는 내 차가 오래 서 있는 건지, 잠깐씩 왔다갔다 하는 건지도 말해두는 게 나은 거 같음. 나는 퇴근 후에 오토바이 싣고 내리고 하는 날도 있어서 괜히 이상하게 보일 수 있겠다 싶었음. 상가 쪽은 밤에 조용하니까 문 닫힌 가게 앞에서 부스럭거리면 눈치 보임.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개인적으로는 야간 빈자리 빌리는 거 자체는 괜찮긴 함. 특히 골목 빙빙 도는 시간 줄어드는 게 생각보다 큼. 라디오 한 코너 끝날 때까지 자리 찾고 있으면 내가 뭐 하고 있나 싶거든. 다만 싸게 빌렸다고 너무 막 쓰면 오래 못 갈 거 같음. 쓰레기 안 두고, 라인 넘겨 대지 않고, 나가는 시간 맞추고. 별거 아닌데 이런 게 계속 걸림.
요즘 새 직장 적응하랴 배달 시간 줄이랴 정신 없어서 그런지 주차 하나도 크게 느껴지네. 자리 하나 안정되면 밤 동선이 좀 덜 꼬이긴 함. 그래도 계약이니 뭐니 거창하게 하기 전에는 며칠만 먼저 써보는 게 마음 편한 듯. 말로 들은 거랑 밤에 실제로 들어가 보는 거랑 또 다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