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올릴 때 가격을 얼마로 잡는 게 제일 애매하지 않음?
나는 이게 아직도 제일 어렵네. 너무 높게 올리면 찜만 쌓이고 연락은 안 오고, 너무 낮게 올리면 올리자마자 채팅 와서 괜히 내가 손해 본 기분 듦. 이상하게 빨리 팔리면 기쁜데 동시에 찝찝함. 아 이거 더 받아도 됐나 싶고.
요즘 몇 번 팔아보면서 느낀 건, 처음부터 최저가로 던지는 게 항상 답은 아닌 거 같음. 특히 상태 괜찮고 구성품 남아있는 물건은 더 그럼. 박스, 케이블, 영수증까진 아니어도 구매 시기 대충 적고 하자 사진 따로 찍어두면 생각보다 덜 깎임. 사진이 귀찮긴 한데 여기서 차이 나는 듯.
나는 보통 올리기 전에 같은 앱에서 같은 물건 검색해봄. 판매중 말고 거래완료 쪽을 더 봄. 판매중 가격은 다들 희망 섞여 있어서 좀 높게 잡힌 느낌이고, 거래완료가 그나마 현실에 가까운 거 같음. 물론 그것도 지역이나 타이밍 타긴 해. 지난주엔 비슷한 게 잘 팔렸는데 내가 올리면 조용할 때 있음. 뭐지 진짜.
그리고 제목에 너무 상태 좋음, 거의 새거 이런 말만 쓰는 것보다 모델명이나 사이즈 같은 거 정확히 쓰는 게 나았음. 옷이면 브랜드보다 사이즈감이 더 중요할 때도 있고. 나는 키가 작아서 바지 팔 때 기장 줄였는지 꼭 적음. 이거 안 적으면 나중에 채팅에서 계속 물어봄. 서로 피곤함.
가격은 처음에 내가 받고 싶은 금액보다 아주 살짝 높게 올리는 편임. 막 크게 부르는 건 아니고, 네고 들어올 거 생각해서 한 5천원쯤? 물건에 따라 다르긴 함. 근데 네고 싫으면 그냥 가격 제안 안 받는다고 써도 되는데, 그렇게 써도 물어보는 사람은 물어봄. 이건 어쩔 수 없나 봄.
거래 시간도 은근 중요함. 나는 밤 늦게 올리면 채팅은 오는데 약속 잡기가 애매해서, 요즘은 점심 지나고 올리거나 저녁 먹기 전쯤 올림. 강북 쪽은 퇴근 시간 지나고 동네역 근처가 그나마 편했음. 카페 가는 김에 직거래 잡으면 덜 번거롭고. 아아 하나 사서 기다리면 덜 억울함...
택배는 가벼운 거 아니면 잘 안 하게 됨. 포장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큼. 번역 마감 있는 날에 박스 찾고 뽁뽁이 감고 있으면 현타 옴. 그래서 택배 가능이라고 써놓고도 큰 물건은 직거래 우선이라고 적어둠. 나중에 말 바꾸는 느낌 안 나게 처음부터.
요즘 제일 괜찮았던 건 사진을 5장 이상 올리는 거였음. 전체샷, 하자 있는 부분, 구성품, 실제 색감 비슷한 컷. 이 정도만 해도 채팅에서 설명할 일이 줄어듦. 말 많이 안 해도 되는 거래가 제일 편함. 판매글 길게 쓰는 건 싫은데, 사진을 덜 찍으면 결국 채팅에서 더 길어짐. 아이러니.
뭐 대단한 노하우는 아닌데, 급하게 팔 생각으로 올리면 꼭 마음이 조급해져서 별로였음. 며칠 두고 본다는 마음이면 네고에도 덜 흔들리고. 안 팔리면 그때 천천히 내리면 되고.
중고거래가 은근 멘탈게임임. 물건 파는 건데 사람 상대하는 일이라 그런가. 그래도 집에서 안 쓰는 거 하나씩 빠져나가면 좀 시원하긴 함. 방 한쪽이 비는 느낌, 그거 때문에 계속 올리게 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