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들어가고 나서 외주랑 이모티콘 쪽을 좀 더 제대로 굴려보는 중인데, 생각보다 돈 들어오는 흐름이 너무 들쭉날쭉해서 머리가 복잡함.
회사 다닐 때는 월급일 하나 보고 살면 됐잖아. 근데 지금은 어떤 건 선금으로 들어오고, 어떤 건 작업 끝나고 한참 있다 들어오고, 이모티콘 정산은 또 따로라서 캘린더에 적어놔도 감이 잘 안 잡힘. 라디오 틀어놓고 작업하다가도 갑자기 “이거 다음 달 카드값 괜찮나” 이런 생각으로 빠짐.
음, 개인적으로는 돈을 한 통장에 다 넣어두면 내가 번 건지 써도 되는 건지 헷갈리더라. 그래서 지난주쯤부터 그냥 통장 세 개 느낌으로 나눠봤음. 생활비, 세금이나 보험료로 안 건드릴 돈, 작업 관련 비용 이렇게. 진짜 대단한 방식은 아니고 그냥 이름만 바꿔둔 수준임. 근데 앱 켰을 때 숫자가 섞여 있지 않으니까 덜 불안하긴 함.
문제는 얼마를 빼둬야 하는지 아직 모르겠다는 거임.
외주 금액 들어오면 일단 30퍼 정도는 안 건드리려고 하는데, 이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너무 많이 묶어두는 건가 싶기도 함. 재료비라고 해봐야 아이패드 앱 구독, 폰트, 작업용 카페값 한 5천원쯤씩 새는 거, 가끔 레퍼런스 책 사는 정도인데 자잘하게 쌓이면 또 은근 있음. 성수 쪽 카페에서 작업하면 커피값도 이제 작업비인지 그냥 내가 놀러 나온 건지 경계가 흐려짐.
계약도 애매함. 예전에는 말로 “이번 주까지 러프 드릴게” 이런 식으로 많이 했는데, 휴직하고 이걸 거의 생계처럼 보니까 말로만 정한 일이 갑자기 무서워짐. 그래서 요즘은 짧게라도 범위랑 수정 횟수, 입금 시점은 남기려고 함. 근데 너무 딱딱하게 굴면 상대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또 망설여짐. 나만 괜히 예민한 사람 되는 건가 싶고.
이모티콘 쪽은 더 이상함. 만들 때는 내 일 같고, 승인 기다릴 때는 취미 같고, 정산 들어오면 갑자기 사업 같음. 그래서 장부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메모장에 날짜랑 금액만 적고 있는데 이걸로 충분한 건지 모르겠네. 세무 앱 같은 것도 몇 개 봤는데, 막상 연결하려니까 내가 아직 그 정도 규모인가 싶어서 닫아버림.
다들 부업이 본업 비슷하게 커질 때 돈 관리 어디까지 해둠? 통장 나누는 정도로도 초반엔 버틸 만한지, 아니면 처음부터 세무사 상담 같은 걸 한번 받아보는 게 덜 헤매는 길인지 궁금함. 괜히 혼자 끌어안고 있다가 나중에 더 귀찮아질까 봐 지금 좀 정리하려는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