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행사스태프 쪽 일이 가끔 들어오는데 이게 사람 소개로 들어오는 게 많아서 그런가 말이 참 둥글둥글함.
몇 시까지 오면 된다, 끝나고 바로 준다, 식대는 알아서 챙겨준다, 이런 식으로 듣고 그냥 갔다가 나중에 서로 기억이 달라지는 일이 있네. 나도 나이 먹고도 이런 걸 아직 배우나 싶음.
지난주쯤에도 하루짜리 행사 보조 갔는데 처음엔 8시간이라고 들었거든. 근데 현장 가니까 준비 시간이 따로 있고 철수도 도와야 된다고 해서 거의 10시간 가까이 있었음. 돈은 뭐 크게 떼인 건 아닌데, 내가 생각한 거랑 받은 쪽 계산이 좀 달랐음. 담당자는 “그때 그렇게 말했나?” 이런 느낌이고. 나도 전화로만 들은 거라 뭐라 세게 말하기도 애매하고.
그래서 요즘은 카톡으로라도 남기려고 함.
거창하게 계약서 이런 거까지는 하루 알바나 소개 일에 매번 들이밀기 어렵고, 그냥 “내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얼마, 지급일은 언제 맞지?” 이렇게 짧게 보내놓는 정도. 이상하게 이 한 줄 남겨두면 마음이 좀 덜 흔들림. 상대도 대충 못 말하는 듯? 물론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 근데 싫어하면 그 일은 애초에 조금 불안한 일인가 싶기도 하고.
배달대행은 앱에 기록이라도 남는데 행사나 중고거래, 짧은 외주는 사람이랑 말로 오가니까 나중에 기억 싸움 되는 게 피곤함. 중고리셀도 예전에 예약금 없이 “제가 꼭 갈게요” 믿고 물건 빼놨다가 안 온 적 많았고. 이제는 그냥 먼저 온 사람한테 판다거나, 예약은 몇 시까지라고 적어둠. 이거 하나로 미안한 마음이 좀 줄었음. 내가 너무 냉정한 건가 했는데 안 그러면 내 시간만 흐르는 거라.
세금 쪽도 마찬가지인 듯. 정확한 건 나도 잘 모름. 그냥 들어온 돈을 그날그날 다 써버리면 나중에 정신없어서, 통장 하나 따로 두고 입금 내역만이라도 모아놓고 있음. 배달은 배달대로, 행사비는 행사비대로 메모앱에 날짜랑 금액만 대충 적고. 영수증도 전에는 바로 버렸는데 요즘은 사진 찍어놓음. 막 엄청 체계적인 건 아니고, 밤에 집 와서 씻기 전에 생각나는 것만.
이게 돈을 더 벌게 해주는 건 아닌데, 덜 찝찝하게 해주는 건 있음.
올해 초에 목표를 너무 크게 잡았거든. 월 얼마 만들고, 리셀도 키우고, 텃밭도 제대로 하고, 체력도 챙기고 뭐 그런 식으로. 지금 보니까 사람이 무슨 기계도 아니고 다 못 함. 그래서 요즘은 큰 계획보다 안 흔들리는 장치 하나씩 만드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는 중임. 말로 들은 건 글로 한 번 남기기, 받은 돈은 섞기 전에 빼놓기, 애매하면 바로 물어보기.
이게 질문인지 정보인지 모르겠네.
다른 사람들은 짧은 일 받을 때 어디까지 확인하고 들어가는지 궁금함. 너무 꼬치꼬치 물으면 일 끊길까 봐 아직도 눈치 보게 되는데, 또 안 물으면 결국 내가 손해 보는 경우가 있어서. 나만 이런 데서 계속 어설픈가 싶고... 요즘은 그냥 조금 불편해도 처음에 확인하는 게 맞는 쪽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