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배달 끝나고 집 가는 길에 편의점 야간 공고 하나 봤는데 또 괜히 계산기 두드림.
수원 쪽은 밤에 콜이 애매하게 끊기는 시간이 있어서, 11시 넘으면 차라리 고정으로 뭐 하나 박는 게 낫나 싶을 때가 있음. 퇴사하고 나서 시간은 많은데 통장은 얇아지는 속도가 좀 웃겨서 ㅋㅋ 배달만 믿고 있기도 그렇고. 그래서 요즘은 야간 편의점 공고를 그냥 습관처럼 보게 됨.
어제 본 건 집에서 오토바이로 한 12분? 신도시 쪽은 아니고 큰길에서 살짝 들어간 매장이었음. 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였고, 주 3일. 시급은 최저 기준이라고만 적혀 있었고 야간수당 얘기는 따로 없었음. 이게 제일 애매함. 공고에는 다들 “협의” “면접 후 결정” 이렇게 써놓으니까 실제로 물어봐야 알지 뭐. 주휴도 주 15시간 넘으면 붙는 쪽으로 계산해야 하는데, 막상 사장님이 어떻게 얘기하는지는 매장마다 다르니까.
나도 그래서 봤음.
가게 앞까지 그냥 지나가 봤는데, 새벽 1시쯤이라 그런지 손님은 많지 않았음. 근데 문제는 손님 수보다 물류 같았음. 밖에 박스 쌓인 자국 있고, 안쪽에 냉장고 채우는 카트 같은 거 보이니까 아 이 시간에 물건 좀 들어오는 곳인가 싶더라. 편의점 야간은 계산대만 보는 줄 알면 큰일 나는 듯. 담배 찾고, 도시락 들어오고, 폐기 찍고, 커피머신 닦고, 택배 있으면 그것도 보고. 매장마다 다르다지만 몸이 아주 쉬는 알바는 아닌 거 같음.
그래도 장점은 확실히 있는 게, 배달처럼 비 오면 수입 흔들리고 콜 없어서 멍때리는 느낌은 덜할 듯.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돈 들어오는 게 은근 큼. 배달은 하루 잘 벌어도 다음날 앱 켜면 다시 0원부터 시작하는 기분이라 좀 지침. 특히 요즘 배달앱으로 내가 시켜 먹는 돈도 많아서, 벌고 다시 넣는 느낌임. 지난달도 대충 20만원 넘게 쓴 거 같고... 이게 뭐 하는 건가 싶네.
근데 또 야간 편의점 하면 생활 리듬이 걱정임. 퀵은 낮에 움직이는 날도 많아서, 새벽 7시에 끝나고 집 가면 오전을 통째로 날릴 확률 높음. 잠깐 자고 오후에 배달 나간다? 말은 쉬운데 몸이 진짜 그렇게 따라줄지는 모르겠음. 30대 초반이라고 아직 괜찮다 생각했는데, 밤새고 나면 다음날 얼굴이 바로 티 남.
공고 볼 때 이제는 시급만 안 보게 됨. 화장실이 매장 안에 있는지, 혼자 근무인지, 물류 시간이 언제인지, 취객 많은 라인인지, 담배 종류 많은 곳인지 이런 게 더 먼저 보임. 면접 가면 그냥 자연스럽게 물어봐야 할 것 같음. “야간에 물류 어느 정도 들어와요?” 이 한마디가 시급 몇백 원 차이보다 클 수도 있겠다 싶어서.
어제 그 매장은 일단 저장만 해놨음. 지원 누르려다가 멈춤. 배달 끝나고 피곤한 상태에서 보면 다 괜찮아 보이는데, 아침에 깨서 보면 또 아닌 경우가 많아서 하루 묵히는 중임. 통장은 얇은데 몸은 하나라서, 이게 제일 계산 안 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