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배달앱 켜는 시간이 좀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밤에 또 켜고 있었음. 애 재우고 설거지하다가 라디오 틀어놨는데 물가 얘기 나오길래 괜히 치킨 생각이 나더라. 그냥 주문하면 되는 건데 배달비 붙는 거 보고 손이 멈춤.
한동안은 그냥 그러려니 했거든. 바쁘면 돈으로 시간을 사는 거지 뭐, 이런 식으로 넘겼음. 에어비앤비 손님 체크인 시간 꼬이고, 애 숙제 봐주고, 내 밥은 대충 때우는 날도 많아서 배달이 나름 살길이긴 했음. 근데 요즘은 배달비랑 최소주문금액 같이 보면 뭔가 계산기가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켜짐.
어제도 덕진구 쪽에서 가까운 데 보는데 포장하면 할인 붙는 가게가 은근 보였음. 정확히 얼마였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한 3천원에서 5천원 사이 느낌? 지난주에 봤을 땐 그랬고 지금은 가게마다 다를 듯. 예전엔 포장하러 나가는 게 더 귀찮다 싶었는데, 요즘은 그냥 차라리 10분 걷고 오는 게 낫나 싶음.
망설인 게 그거임. 내가 이걸 아끼는 건지, 괜히 피곤한데 몸을 더 쓰는 건지.
근데 또 막상 나가보면 나쁘진 않음. 라디오 이어폰으로 계속 듣고, 동네 불 켜진 가게들 보면서 걸어가면 머리도 좀 식음. 어제는 국밥집 근처 지나가는데 사람들 꽤 있더라. 다들 비슷한 생각 하나 싶었음. 배달은 편한데, 포장은 이상하게 내가 뭔가 생활을 붙잡고 있는 느낌이 있음. 말이 좀 웃긴데 진짜 그런 느낌.
그래서 요즘은 기준을 대충 정해놨음. 비 오거나 애 때문에 못 움직이면 그냥 배달. 혼자 먹고 시간이 애매하면 포장. 가족 같이 먹는 날은 할인보다 메뉴 맞추는 쪽. 대단한 절약법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앱 켜놓고 멍하니 비싼데도 누르는 횟수 줄이는 정도임.
부업이든 자취든 육아든 결국 돈 새는 데가 너무 자잘함. 숙박 쪽도 청소비, 소모품, 전기요금 이런 거 하나씩 보면 별거 아닌데 달 끝나면 티가 나거든. 배달비도 딱 그런 쪽으로 들어온 거 같음. 한 번은 별거 아닌데 계속 쌓임.
웃긴 건 포장하러 가면 가게 사장님들도 좀 편해 보일 때가 있음. 배달 주문 밀린 시간엔 정신없겠지만, 직접 받으러 온 사람한테는 말 한마디 더 하기도 하고. 어제도 “금방 나와요” 한마디 듣고 서 있는데, 그냥 동네에서 밥 사는 느낌이 오랜만이었음.
앞으로도 배달 완전히 끊을 일은 없을 듯. 그건 말이 안 됨. 피곤하면 누르게 돼 있음. 그래도 요즘 앱 볼 때 포장 탭 한 번 더 보는 습관은 생겼음. 이게 절약인지 산책 핑계인지 모르겠는데, 둘 다 조금씩 맞는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