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택배 포장하다가 테이프 끝을 못 찾아서 한참 돌렸거든요. 분명 방금 쓴 건데 왜 매번 투명테이프는 저만 피하는지 모르겠어요. 옆에 애 간식 접시도 치워야 하고, 건강검진 결과지 다시 보다가 콜레스테롤 숫자에 잠깐 멈칫하고, 그러다 주문 알림 보고 다시 정신 차렸네요.
요즘 포장할 때 작은 스티커 하나 붙이는 걸 바꿔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반응이 있네요.
전에는 그냥 제 로고 들어간 원형 스티커를 봉투 입구에 붙였어요. 깔끔하긴 한데 뭔가 너무 판매자 느낌만 나서요. 이번에 종이 질감 있는 작은 사각 스티커에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비슷한 짧은 문구를 넣어서 써봤거든요. 문구도 너무 감성 넘치게 안 하고, 그냥 손에 잡히는 말처럼요. 수원역 쪽 문구점 갔다가 비슷한 느낌 보고 집 와서 따라 바꿔본 건데, 제가 봐도 포장이 조금 덜 딱딱해 보였어요.
신기한 게 구매자분들이 후기에서 상품 얘기하다가 포장 스티커를 한 줄씩 언급하시네요. “열 때 기분 좋았다” 이런 식으로요. 사진 후기에도 그 스티커가 같이 나오니까 첫 화면이 좀 살더라고요. 전 상세컷만 죽어라 찍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받는 순간 사진 찍고 싶은 작은 부분이 있는 것도 은근 중요하구나 싶었어요.
근데 이게 돈을 많이 들인 건 아니에요. 스티커 자체는 대량으로 하면 장당 얼마 안 하던데, 저는 아직 많이 찍어두는 게 무서워서 소량으로 했어요. 지난주쯤 주문 넣었을 땐 몇천 원대였던 것 같은데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좀 흐리네요. 괜히 500장 뽑았다가 문구 질리면 또 아깝잖아요. 저는 성격상 처음엔 꼭 조금만 해봐야 마음이 편해요.
색도 생각보다 중요했어요. 상품이 파스텔 계열이면 스티커가 너무 쨍하면 혼자 튀고, 린넨이나 뜨개 쪽이면 차분한 종이색이 잘 맞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예쁜 게 최고지 했는데, 예쁜 거랑 내 상품이랑 같이 놓였을 때 자연스러운 건 좀 다르더라고요. 이거 생각하다가 냉장고에 붙은 병원 예약 종이까지 색 맞춰 보게 돼서 혼자 웃겼네요.
후기 사진 노리고 뭔가를 만든다는 게 좀 계산적인가 싶기도 했는데, 막상 받아보는 입장 생각하면 작은 문구나 질감이 기억에 남긴 하잖아요. 저도 택배 열었을 때 포장지가 너무 바스락거리거나 손글씨 한 줄 있으면 괜히 한 번 더 보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덤을 더 넣을까 말까보다, 이미 들어가는 포장을 어떻게 덜 부담스럽게 예쁘게 보이게 할지 쪽으로 생각이 가요.
매출도 요즘 조금씩 올라서 괜히 마음이 들뜨네요. 아직 본업이라고 말하긴 겁나는데, 예전 직장 다닐 때 월급 생각이랑 가까워지는 달이 생기니까 사람 마음이 이상해져요. 설거지하다가도 “이거 계속 키워볼까” 싶고, 또 바로 “건강보험이랑 세금은?” 이런 생각으로 돌아오고요. 좋은 일인데 머리가 바빠요.
어쨌든 작은 스티커 하나 바꾼 걸로 후기 분위기가 달라지는 게 보여서 요 며칠은 포장할 맛이 좀 나네요. 너무 꾸미면 과하고, 너무 안 꾸미면 그냥 물건만 간 느낌이라 그 중간 찾는 게 어려운데 이번 건 꽤 괜찮았어요.
문구는 다음엔 조금 더 짧게 해볼까 봐요. 받는 사람이 사진 찍을 때 글자가 다 보이는 것도 은근 차이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