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디자인 외주 몇 건을 같이 보면서 제일 많이 느낀 게, 시안보다도 수정 얘기 들어가는 순간부터 일이 갑자기 복잡해진다는 거예요. 처음엔 그냥 로고 하나, 썸네일 하나처럼 보이는데 막상 대화가 오가다 보면 색 하나, 여백 하나, 글자 크기 하나로도 말이 길어지더라고요. 저는 그때마다 제 쪽에서 너무 빨리 OK를 해버렸나 싶어서 괜히 머쓱해집니다. 괜히 빨리 끝내고 싶어서 대충 넘기면 나중에 다시 손이 더 가고, 반대로 너무 세세하게 묻다 보면 상대도 피곤해하는 느낌이 들고요.
한동안은 제가 예민한가 싶어서 그냥 참고 진행한 적도 있었는데, 그럴수록 중간에 애매한 부분이 남아서 더 오래 끌렸어요. 파일은 받았는데 뭘 어디까지 손대도 되는지 말이 없고, 수정 범위도 사람마다 감이 달라서 괜히 눈치만 보게 되더라고요. 저만 이런가 싶다가도 주변 얘기 들어보면 다들 비슷하긴 한데,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처음부터 말투를 부드럽게 하더라도 기준은 분명히 잡아두는 거 같아요. 저는 이제 수정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감으로 움직이기보다, 어디까지가 기본 수정인지 먼저 적어두고 시작해요.
그래서 요즘은 아예 처음 연락할 때 수정 횟수보다도 수정 방식이랑 전달 파일 얘기를 먼저 꺼내는 편이에요. 귀찮아 보여도 이게 나중엔 덜 피곤하더라고요. 시안 받을 때도 대충 좋다, 싫다로 끝내지 않고 어떤 부분이 마음에 걸리는지 바로 적어두면 서로 덜 돌아가고요. 아직도 완벽하게 깔끔하진 않은데, 적어도 예전처럼 수정 한 번에 하루가 다 가는 일은 좀 줄었네요. 디자인 외주는 결국 실력도 실력인데, 중간에 덜 헷갈리게 맞춰가는 게 생각보다 더 큰 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