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배달 시켜놓고 원고 다시 봤는데, 이상하게 본문보다 샘플 페이지가 더 신경 쓰이네. 닭강정 식기 전에 보자고 켰다가 한 시간 넘게 만짐. 아 진짜 뭐 하는 건가 싶었음.
내가 요즘 느낀 건 샘플을 많이 준다고 꼭 좋은 건 아닌 거 같음. 예전에는 “그래도 읽어봐야 사지 않나?” 싶어서 앞부분을 꽤 풀었는데, 막상 문의 들어오는 건 줄었음. 왜지? 다 읽고 판단할 만큼 줬으니까 그냥 닫는 건가 싶더라.
지금은 앞부분에서 문제 상황이랑 내가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만 보이게 해둠. 너무 친절하게 답까지 다 보여주진 않음. 이게 얄미운 장사처럼 보일까? 잠깐 고민했는데, 전자책은 어차피 본문 전체가 상품이라 샘플에서 끝장을 내면 내 손해임.
특히 컨설팅용 전자책이면 더 그럼. 내가 사이드로 상담 조금씩 받으면서 느끼는 건데, 사람들은 목차보다 “내 상황이 여기 들어있나”를 먼저 봄. 그래서 샘플 첫 장에 거창한 서문 길게 쓰는 것보다, 바로 흔한 고민 하나 던지는 게 낫더라. 예를 들면 “처음 가격을 낮게 잡으면 왜 계속 끌려다니는가” 이런 식. 잘난 척 말고 그냥 자기 얘기처럼.
상세페이지도 순서를 바꿨음. 예전엔 소개, 목차, 이런 순서였는데 지금은 먼저 누가 읽으면 맞는지부터 둠. 그 다음에 본문 일부, 그 다음에 목차. 목차를 앞에 두면 뭔가 있어 보이긴 하는데,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제목만 보고 감이 안 오는 경우가 많음. 나만 그런가? 아니, 나도 남의 전자책 볼 때 목차만 보면 대충 넘김.
샘플 분량은 정확히 몇 장이 맞다 이런 건 모르겠음. 지난주에 다른 판매자들 몇 개 훑어보니 다 제각각이었고, 플랫폼마다 보이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서 괜히 숫자 박으면 또 틀릴 듯. 나는 지금 PDF 기준으로 너무 길지 않게, 앞 흐름만 보이게 잘랐음. 한 5분 안에 볼 정도가 제일 무난한 느낌임.
중요한 건 샘플에 “좋은 말”을 넣는 게 아니라 “계속 읽을 이유”를 남기는 거 같음. 말은 쉬운데 해보면 더럽게 어려움. 서문에서 자기소개 줄이고, 첫 사례를 앞으로 당기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좀 달라졌음.
요즘 본업도 애매하고 이직 준비도 걸쳐 있어서 머리가 복잡한데, 이런 작은 수정은 그래도 바로 손에 잡히네. 큰 전략 같은 건 모르겠고, 샘플은 많이 푸는 게 성의라는 생각은 이제 좀 버리는 중임. 많이 보여주는 거랑 사고 싶게 만드는 건 은근 다른 문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