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잡클럽

가까운 이사 보조 갔다가

choi_0727Lv.12026년 5월 27일조회 28추천 0댓글 4
광고이 게시물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어제 가게 쉬는 날이라 오전만 뭐라도 해볼까 싶어서 이사 보조 하나 잡았음. 배달 없는 날 그냥 누워 있으면 돈은 안 나가도 마음이 괜히 새는 느낌이라, 아오 또 계산기 두드리다가 근처 현장으로 눌렀지.

집에서 멀면 새벽부터 기름값이랑 밥값부터 떠올라서 별로고, 이번엔 달서구 안쪽이라 그냥 괜찮겠다 싶었음. 금액은 반나절 기준으로 막 엄청 센 건 아니었는데, 지난주에 봤을 땐 비슷한 게 한 6만 얼마쯤 왔다 갔다 했던 듯. 정확한 건 매번 달라서 모르겠고.

아침에 분식집 재료 냉장고만 한번 보고 나갔는데, 이게 은근 신경 쓰이더라. 내가 사장이라고 해도 뭐 대단한 건 없고 김밥 김 상태랑 떡볶이 떡 남은 거 이런 거 보고 문 닫아두는 건데, 몸은 현장 가면서 머리는 가게에 있음. 미친 멀티태스킹임.

현장 도착하니까 이미 사다리차 와 있고, 나는 박스랑 작은 가구 옮기는 쪽으로 붙었음. 처음엔 “가까운 현장 잘 골랐다” 했는데, 엘베 앞 복도가 좁아서 한 번 돌 때마다 손목이 먼저 말 걸더라. 무거운 거보다 애매한 게 더 피곤함. 책장 작은 거, 전자레인지, 잡동사니 들어간 박스 이런 거. 모양이 제각각이라 힘 주는 위치를 못 잡겠음.

장갑은 진짜 챙겨가길 잘했음. 편의점에서 산 싸구려 코팅장갑 말고 전에 물류 갔다가 남겨둔 손바닥 두꺼운 걸로 꼈는데, 박스 끈 잡을 때 손 안 까지는 게 크네. 손가락 끝에 힘 빠지면 작은 물건도 놓칠 뻔해서 괜히 민망해짐. 난 아직 몸 쓰는 일은 요령이 반은 넘는 거 같음. 힘으로만 밀면 오후에 바로 티 남.

중간에 물 마시려고 보니까 내가 작은 페트 하나만 챙겨온 게 좀 후회됐음. 날이 막 한여름은 아닌데, 건물 안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등은 젖고 입은 마름. 현장 주변 편의점이 가까워서 다행이지, 없었으면 괜히 사람들 눈치 보면서 버텼을 듯. 이런 날은 커피보다 물이 먼저임. 진짜.

점심 전쯤 마무리됐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기분은 괜찮았음. 근데 끝나고 바로 가게 들러서 재료 정리하려니까 허리에서 “너 오늘 쉬는 날 아니었냐” 하는 느낌 오더라... 에휴. 돈 벌자고 나갔다가 쉬는 날 회복분을 깎아먹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하나 느낀 건 있음. 가까운 현장이라고 무조건 편한 건 아니고, 층수랑 엘베, 복도 폭, 짐 종류가 더 중요함. 근데 공고에 그게 다 적혀 있는 경우는 별로 없지. 그래서 가기 전 연락할 수 있으면 “엘베 있는지, 큰 가전 많은지” 정도는 물어보는 게 나은 거 같음. 막 따지는 느낌 말고 그냥 준비하려고 묻는 식으로.

신발도 은근 컸음. 주방에서 신는 미끄럼 방지화 신고 갈까 하다가 운동화 신고 갔는데, 바닥 먼지랑 계단 생각하면 운동화가 낫긴 했음. 대신 쿠션 죽은 건 피해야 함. 반나절인데도 발바닥이 납작해지는 느낌이라 저녁에 배달 주문 밀리면 표정 관리 안 됨.

부업 첫 매출 찍고 나니까 뭔가 더 해야 될 거 같아서 자꾸 이런 단기 일 찾아보는데, 막상 해보면 돈보다 몸 컨디션 계산이 먼저네. 예적금에 몇 만원 더 넣는 건 좋은데, 다음 날 가게 운영 망가지면 그게 더 손해 같기도 함.

그래도 다음에 또 갈 거 같긴 함. 가까운 데, 오전만, 큰 가전 적은 쪽이면. 사람 마음 참 웃김. 힘들었다 해놓고 입금 알림 보면 또 괜찮은 척하게 됨...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