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쯤에 작은 썸네일 하나 맡겼음. 큰 건 아니고, 내가 가끔 올리는 재테크 관련 글에 붙일 이미지였는데 그냥 텍스트만 박아놓으니 너무 허전해서 외주 한 번 써봤다.
처음엔 별생각 없었음. 사이즈랑 문구만 주면 알아서 예쁘게 나올 줄 알았지.
근처 카페에서 커피 시켜놓고 의뢰글 보다가 마음에 드는 분한테 연락했음. 포트폴리오는 깔끔했고, 가격도 막 부담되는 느낌은 아니었음.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간단한 썸네일 기준으로 몇 만원 안쪽이었던 듯. 요즘은 사람마다 차이가 커서 이게 싼 건지 비싼 건지도 잘 모르겠음.
문제는 내가 설명을 너무 대충 했다는 거임.
“깔끔하게, 너무 튀지 않게, 돈 얘기 느낌 나게” 이렇게 보냈는데 지금 생각하면 거의 아무 말이나 다름없음. 디자이너분이 색감이나 참고 이미지 있냐고 물어봤는데 그때도 그냥 “초록색 계열이면 괜찮을 것 같아요” 정도로 답함. 주식 생각해서 초록을 말했는데, 막상 시안 받아보니 내가 생각한 증권앱 느낌이 아니라 약간 건강식품 광고 같은 느낌이 났음.
솔직히 이건 상대 잘못이라기보다 내가 애매하게 던진 쪽이 컸음.
첫 시안 받고 나서 수정 요청을 했는데, 그때부터 말이 길어짐. 배경은 조금 더 어둡게, 숫자는 덜 강조되게, 제목은 오른쪽보다 가운데가 낫지 않나 싶고, 아이콘은 동전보다 차트가 나을 것 같고... 쓰면서도 내가 봐도 좀 귀찮은 요청이었음.
근데 신기한 게, 그렇게 길게 적으니까 오히려 더 헷갈리는 느낌이었음. 디자이너분도 “우선순위가 어느 쪽인지 알려주시면 맞춰보겠다” 이런 식으로 답을 줬고. 그 말 보고 아, 내가 원하는 게 많은 게 아니라 원하는 순서를 안 정했구나 싶었음.
그래서 다시 짧게 보냈음. 문구 잘 보이는 게 제일 중요하고, 투자 광고처럼 과하게 보이는 건 싫고, 색은 초록보다 짙은 회색에 가까우면 좋겠다고. 참고 이미지는 내가 캡처해둔 앱 화면 하나 보냈고, 마음에 안 드는 예시도 하나 같이 보냄.
그다음 시안은 거의 바로 맞았음. 큰 변화가 있었냐 하면 그것도 아닌데, 느낌이 확 달라졌음. 내가 말로 풀어쓴 것보다 싫은 예시 하나 보여주는 게 더 빨랐나 봄.
음, 디자인 맡길 때 “예쁘게 해주세요”가 제일 편한 말 같지만 제일 쓸모없을 때가 많은 듯. 나도 예전엔 그렇게 말하는 게 덜 간섭하는 건 줄 알았는데, 막상 돈 주고 맡기는 입장에서는 기준을 조금 줘야 서로 덜 피곤함.
수정 범위도 처음에 물어보는 게 낫더라. 몇 회까지인지, 텍스트 교체는 수정에 들어가는지, 색만 바꾸는 건 어느 정도까지 괜찮은지 이런 거. 난 이번에 큰 문제는 없었는데, 중간에 내가 문구 자체를 바꾸고 싶어져서 잠깐 멈칫했음. 이게 수정인지 새 작업인지 애매하잖아.
다음에 또 맡기면 처음부터 문구 확정하고, 참고 이미지 두 개 정도만 줄 생각임. 마음에 드는 거 하나, 피하고 싶은 거 하나. 설명은 짧게.
돈도 돈인데 시간 아끼려고 맡기는 건데, 내가 애매하게 던지면 결국 내 시간이 다시 나가더라. 이건 외주 맡기는 쪽도 좀 배워야 하는 부분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