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자책 원고 붙잡고 있다가 이상하게 본문보다 목차에서 시간이 더 많이 감. 원래 그림 쪽 일 하면서도 시안 잡는 시간이 제일 길긴 했는데, 글도 비슷한가 싶네.
나는 지금 이모티콘 제작 과정이랑 외주 받을 때 계약 전후로 삐끗했던 것들 묶어서 작은 전자책으로 만들어보는 중임. 막 거창한 노하우북은 아니고, 휴직 들어간 김에 부업 쪽으로 풀로 굴려보면서 내가 계속 물어보는 질문들을 글로 빼는 느낌. 근데 막상 판매 페이지를 생각하니까 본문 샘플보다 목차가 더 중요해 보이기 시작함.
크몽이나 텀블벅 페이지 몇 개 보다가 느낀 건데, 목차가 너무 친절하면 사람들이 그걸로 이미 다 안다고 느끼는 거 같고, 반대로 애매하게 쓰면 대체 뭘 주겠다는 건지 모르겠음. 예를 들면 “외주 준비” 이렇게 써두면 너무 빈칸 같고, “견적서 보내기 전에 꼭 확인할 것” 이런 식으로 쓰면 살짝 사고 싶어지긴 하는데 또 너무 블로그 제목 같아짐. 아 진짜 이 선이 생각보다 어렵다.
내가 산 전자책 중에 괜찮았던 건 목차가 대단히 길진 않았는데, 각 장 제목이 그냥 실제 상황처럼 되어 있었음. “처음 온 문의가 애매할 때” “수정 요청이 늘어질 때” 이런 식. 읽기 전부터 내 상황이 떠오르니까 샘플 몇 장보다 더 빨리 판단되긴 하더라. 그래서 나도 요즘은 목차를 정보 목록으로 안 보고, 구매자가 자기 얘기라고 느끼는지 쪽으로 보고 있음.
근데 이게 자가출판이면 또 플랫폼마다 다르게 보여야 하나 싶음. 텀블벅은 스토리 흐름이 있으니까 목차를 중간에 살짝 풀어도 자연스럽고, 크몽은 빨리 훑는 사람이 많아서 앞쪽에서 바로 보여주는 게 낫나 싶고. KDP는 내가 아직 제대로 굴려본 게 아니라 모르겠음. 지난주에 관련 글 몇 개 봤는데, 거긴 미리보기랑 설명문 감각이 또 다른 느낌이라 괜히 손대기 무서움.
목차를 먼저 공개하는 게 진짜 판매에 도움이 되나, 아니면 그냥 내가 불안해서 더 많이 보여주고 싶은 건가 싶기도 함. 샘플 파일 따로 빼는 건 이제 거의 해야겠다고 마음이 기울었는데, 목차는 어디까지 보여줘야 덜 과하고 덜 숨기는 느낌일지 감이 안 옴.
라디오 틀어놓고 밤에 목차만 세 번 갈아엎었는데, 막상 아침에 보면 또 너무 힘줘 쓴 느낌임. 그냥 평범하게 쓰면 팔릴 내용이 없어 보이고, 꾸미면 갑자기 강의 팔이 같고. 혹시 전자책 올려본 사람들은 목차를 상세하게 열어두는 편임? 아니면 큰 장만 보여주고 샘플에서 내용 톤을 보게 두는 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