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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이 보이면 좀 편하더라

Lazy_월요일Lv.12026년 5월 20일조회 7추천 0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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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들어가면 제일 먼저 뭘 봐야 덜 헤매지? 예전엔 그냥 담당 구역이랑 출입구만 보고 서 있었는데, 지난주쯤 도우미로 하루 나갔을 때는 동선부터 보니까 확실히 몸이 덜 피곤했음.

나도 뭐 오래 한 사람은 아니고 가끔 주말에 시간 맞으면 나가는 정도라 대단한 건 아닌데, 그날은 이상하게 전체 흐름이 눈에 좀 들어왔어. 아침에 설치팀이 박스 옮기는 길, 방문객이 처음 멈춰 서는 자리, 화장실 찾는 사람이 자꾸 물어보는 방향 이런 게 한 번 보이니까 그 뒤로 일이 훨씬 단순해지더라. 그냥 서 있는 자리도 사실 아무 데나가 아니었음.

특히 안내 맡으면 말 많이 하는 것보다 몸을 어디에 두느냐가 더 크더라. 입구 바로 앞에 딱 서 있으면 사람들이 몰릴 때 내가 길을 막는 느낌이 나고, 한 발 옆으로 빠져 있으면 물어보는 사람은 오고 지나가는 사람은 지나감. 이게 별거 아닌데 오후 되면 차이가 꽤 남. 허리랑 무릎이 먼저 알아챔 (요즘 클라이밍한다고 깝치다가 손가락도 시큰한데 행사장에서까지 버티려니 체력 계산하게 됨).

그날 좋았던 건 스태프 대기 자리가 출입구 뒤쪽이 아니라 물품 보관 쪽 옆에 있었던 거. 물 마시러 갈 때 동선이 안 꼬이니까 쉬는 시간이 진짜 쉬는 시간처럼 느껴졌음. 보통 쉬라고 해도 가방 가지러 멀리 갔다 오고, 화장실 줄 보고 돌아오고, 다시 무전 들고 뛰면 10분이 그냥 사라지잖아. 이번엔 가까운 데 의자 몇 개 있고 콘센트도 하나 보여서 보조배터리 안 꺼내도 됐음. 이런 거 괜히 기분 좋아짐.

그리고 방문객 줄 생길 때 은근 중요한 게 “끝이 어디인지” 보이게 하는 거 같음. 안내 멘트보다 줄 끝이 눈에 보이면 사람들이 덜 흔들림. 나는 그냥 손으로 크게 가리키면서 “뒤쪽 벽 따라 서면 됨” 이런 식으로 짧게 말했는데,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낫더라. 말 길어지면 앞사람도 멈추고 뒤도 같이 멈춤. 그러면 갑자기 내가 뭔가를 해결해야 하는 분위기가 됨.

점심은 근처 편의점 김밥이랑 커피로 때웠는데 커피가 한 2천원대였나, 정확히 기억은 안 남. 아무튼 행사장 안에서 바로 못 나가는 구조면 오전에 마실 거 하나 사두는 게 나한텐 맞았음. 현장마다 다르겠지만, 물 받는 곳이 있어도 바쁠 땐 거기까지 가는 게 일임.

재밌었던 건 오후쯤 되니까 처음엔 정신없던 자리가 약간 지도처럼 보였다는 거. 누가 어디서 막힐지, 어떤 질문이 반복될지 대충 예상됨. “화장실 어디예요” “출입증 어디서 받아요” “이 줄 맞아요” 이 세 개가 돌림노래처럼 오는데, 답을 외우는 것보다 손짓 방향을 정해두는 게 편했음. 말은 짧게, 몸은 길 안 막게.

나도 평일엔 회사 일에, 집에 가면 애 챙기고, 밤에는 유튜브 편집 조금 만지다 자는 식이라 주말 알바나 도우미 나가면 체력부터 걱정함. 근데 이런 작은 자리 계산이 되면 생각보다 덜 갈림. 엄청난 노하우라기보단, 시작 전에 5분만 둘러봐도 하루가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

다음에 비슷한 행사 가면 담당 구역 듣자마자 바로 서 있지 말고, 사람 들어오는 방향이랑 빠지는 방향부터 한번 볼 생각임. 막상 바빠지면 그때는 못 봄. 처음 한가할 때 봐둔 게 나중에 계속 먹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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